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로딩중입니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7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러분들 혹시 중국에도 슈퍼히어로가 있다는거 아십니까? 이 질문을 받고보니, '글쎄? 영화를 그렇게 많이 만드는데도 중국의 히어로물은 본적이 없네?'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실제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인들은 이상하게도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를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아마도 그네들이 가진 무협영화라는 독특한 장르의 정착으로 인해 초인적인 힘보다는 수련을 통해 얻게 된 육체적 강인함에 더 비중을 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슈퍼히어로가 전무했던건 아닙니다. 일례로 이연걸이 주연을 맡은 1996년작 [흑협]은 초인적인 힘을 가진 검은 마스크의 히어로를 다룬 홍콩판 슈퍼히어로물이었죠. 이 작품은 후에 2편까지 만들어졌지만 글쎄요.. 이 [흑협]도 사실 따지고 보면 정통 슈퍼히어로물 보다는 무협액션영화의 변형에 가까운 느낌을 주긴 합니다.

ⓒ Distant Horizons/Film Workshop. All rights reserved.

현대식 무협액션에 슈퍼히어로의 색체를 가미한 영화 [흑협].


이제 소개할 영화는 1975년에 제작된 영화로서 중화권 최초의 특촬물이자, 슈퍼히어로물로 인정받는 작품입니다. 아니 특촬물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일본의 [울트라맨], [가면라이더] 등으로 잘 알려진  특촬물이 30년전에 홍콩에도 있었답니다. 그 작품의 제목은 바로 [슈퍼 인프라맨 (원제:중국초인 中國超人)]입니다.

이 작품은 그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쇼 브라더스의 작품으로서 무협영화 3세대 기수 중 한사람이었던 화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에는 [첩혈쌍웅]으로 한때 주윤발보다도 더 인기를 끌었던 이수현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사실 이수현은 장철 감독의 영화들에 단역으로 등장하면서 입지를 키운 배우인데요, 다른 배우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꽃미남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는 주로 멜로나 액션 비중이 작은 배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All rights reserved.

오색찬란한 빛을 발산하며 요란스럽게 변신한 다음 의무적으로 세번이상 공중 텀블링을 한 후, 쓸데없이 하늘을 잠깐 날다가 본연의 임무로 돌아와 적과 맞붙는 민망스런 변신 시퀀스를 보노라면, 저기 저 이수현이 과연 내가 알고 있는 배우 이수현이 맞는것인가 의심스럽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중반에 들어서 쇼 브라더스가 무협물로 일관하는 제작형태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하고 다양한 장르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일련의 B급 괴작들이 양산되는데요, 이 괴작들에 어김없이 주연을 맡은 배우가 이수현이었습니다. [슈퍼 인프라맨]은 바로 이러한 쇼 브라더스의 변화에 한 축을 담당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슈퍼 인프라맨]은 여러가지 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품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중국 '최초'의 특촬물이자, '최초'의 슈퍼히어로 영화이고, '최초'로 애드벌룬을 띄워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작품이며, 동시에 쇼 브라더스 '최초'로 스토리보드를 사용한 작품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듬해, 그 당시 TV 신디케이션 방영으로 제법 인기를 끌던 [울트라맨] 시리즈의 여세를 몰아 [인프라맨]이라는 제목으로 수입되어 개봉되었는데요, 당시 이 영화를 봤던 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두 개 반의 별점을 부여했다가 20여년이 지난 1999년, '어떤 영화'를 접한 뒤에 기고한 '시카고 선 타임즈'지의 평점 코너에서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인프라맨]의 별점을 3개로 올리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여간 이 영감탱이의 취향은 참 독특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Joseph Brenner Associates. All rights reserved.

북미판 [인프라맨]의 포스터.


아무튼 [슈퍼 인프라맨]에 대한 평가는 제 각각이겠습니다만, 일단 어떤 영화인지는 맛뵈기로 봐야 알겠죠? 먼저 스토리를 살펴봅시다.

평온한 중국의 일상 가운데 나타난 한 마리의 괴조. 중국은 일대 혼란에 빠지고 여기저기서 지진이 발생하는 등 재난이 속출하는 가운데, 20만년전 빙하기에서 살아남은 자칭 엘제브 공주라는 괴녀가 나타나 자신에게 항복하지 않으면 인류를 파멸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All rights reserved.


이제 엘제브는 지구정복에 방해가 되는 정체불명의 연구소에 식물괴수를 투입해 연구소를 초토화시키는데요, 연구소의 소장이란 사람이 느닷없이 연구원 중 한명인 레이마를 끌고가더니만 지구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인프라맨이 되어 달라며 몸에 기계장치를 이식 후 특정 호르몬이 담긴 왕주사 한방과 전자파를 쐬여 인프라맨을 급조하기에 이릅니다.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All rights reserved.


이렇게 완성된 인프라맨은 엘제브 공주가 보낸 일련의 괴수 무리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급기야는 적의 본진으로 쳐들어가 몽땅 까부순다는 얘기라는 거....

단 10분으로 압축해도 될 법한 유치찬란한 스토리도 그렇지만 [첩혈쌍웅]에서 그렇게 멋진 형사로 등장했던 이수현이 메뚜기 모양이 탈바가지를 쓰고 온갖 오도방정을 떠는 변신 포즈를 취해가며 열연을 하는 걸 보면 역시 이런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슈퍼 인프라맨]의 특징은 일본의 [울트라맨]과 [가면 라이더]의 영향을 받은 것이 역력한 특촬물의 성격을 그대로 띄고 있긴 하나 [용쟁호투]식 일당백의 패사움 씨퀀스라던가 액션의 9할이 무술 대결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중국인 특유의 구라신공이 겹쳐지면서 영화는 한없이 쌈마이급으로 치닫고 있지요. 게다가 때로는 꽤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괴수 하나는 거대해진 인프라맨에 의해 밟혀 죽음)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All rights reserved.


그럼에도 영화는 마치 아케이드 게임의 진행처럼 토너먼트식으로 차례차례 보스급 캐릭터를 제거해나간다는 점에서 특촬물이 가진 매력의 최대치를 한 작품에 녹여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지겹도록 뻔하디 뻔한 [울트라맨]을 계속 보게되는 것도 매회마다 새로운 괴수들이 출연한다는 이유 때문일텐데요 [슈퍼 인프라맨]은 90분의 짧은 러닝타임동안 꽤 다양한 종류의 괴수들이 출연해 버라이어티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All rights reserved.

버라이어티한 괴수들의 출현은 특촬물의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 그 핵심을 잘 짚었다는 증거다.


저는 이 작품을 아마도 1980년을 전후한 어느 시점에서인가 AFKN을 통해서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놀랍게도 한국어로 더빙된 비디오(심지어는 한국어로 부른 주제가까지 보너스로 들어 있다능)까지 정식으로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얼마 없을 듯 합니다. 2008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의 슈퍼히어로’라는 섹션을 통해 상영되어 추억을 떠올릴 기회도 있었습니다.

ⓒ 유니콘 프로덕션. All rights reserved.

한국어 더빙판 비디오의 표지.


이미 30년이나 지난 작품이기에 특수효과나 무대장치의 세련됨을 논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이 당시에 나름 슈퍼히어로물이 나왔다는 사실을 음미하면서 그 쌈마이 정신을 만끽해보고자 한다면 그것도 크게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음에는 또한편의 중화권 괴작을 소개해 볼까요?

P.S: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 ⓒ Marcella C. Public Relations.

길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에서 [슈퍼 인프라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손에 눈이 달린 캐릭터의 공통점(게다가 손의 모양도 비슷합니다)은 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슈퍼 인프라맨]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 [슈퍼 인프라맨]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Shaw Brothers/Intercontinental Video.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흑협(ⓒ Distant Horizons/Film Workshop. All rights reserved.),판의 미로(ⓒ Marcella C. Public Relations. All rights reserved.), 인프라맨 국내판 비디오 표지(ⓒ 유니콘 프로덕션. All rights reserved.),인프라맨 북미버전 포스터(ⓒ Joseph Brenner Associates. All rights reserved.)



▶ 저작권 관련사항 ◀

본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권리는 ⓒ 2007-2023 페니웨이™에게 있습니다. 내용 및 이미지의 무단복제나 불펌은 금지하며 오직 링크만을 허용합니다. 또한 인용된 이미지는 모두 표시된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므로 이를 무단으로 사용해서 발생하는 책임은 퍼간 사람 본인에게 있음을 알립니다. 아울러 본 블로그의 이미지 컷 등의 사용에 대한 저작권법 준수는 해당 공지사항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secret

BLOG main image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영화, 애니, 드라마, 만화의 리뷰와 정보가 들어있는 개인 블로그로서 1인 미디어 포털의 가능성에 도전중입니다.
by 페니웨이™


카테고리

All That Review (1632)
영화 (471)
애니메이션 (119)
드라마, 공연 (26)
도서, 만화 (99)
괴작열전(怪作列傳) (149)
고전열전(古典列傳) (30)
속편열전(續篇列傳) (40)
더빙의 맛 (3)
슈퍼로봇열전 (11)
테마별 섹션 (122)
웹툰: 시네마 그레피티 (15)
원샷 토크 (21)
영화에 관한 잡담 (203)
IT, 전자기기 리뷰 (123)
잡다한 리뷰 (54)
페니웨이™의 궁시렁 (144)
보관함 (0)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Copyright by 페니웨이™. All rights reserved.

페니웨이™'s Blog is designed by Qwer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