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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의 전설 - 배와 피아노가 세상의 전부였던 한 남자의 이야기

페니웨이™ 2007. 7.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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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의 전기영화는 대부분 흥미롭다. 음악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의 삶이 그다지 평범하지 않은 것인지 그것은 잘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표현된 음악가, 연주가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개성강하고 어딘지 모르게 일반인과는 다른 인물들로 묘사되어 왔다. [샤인]의 데이빗 헬프갓이나 [아마데우스]의 유명한 모차르트, [불멸의 연인]의 베토벤 등 대부분의 천재적 음악가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천재성에 압도된 나머지 기행을 일삼거나 정신적으로 피폐한 인물들로 묘사된다. 하긴 그래야 영화의 소재로 쓸 수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여하튼 음악가들의 삶을 다룬 영화들은 그들의 비범한 삶을 엿보는 재미와 더불어 뛰어난 음악이 주는 감동이 배가 되어 관객들에게 큰 만족을 준다. 이제 소개할 [피아니스트의 전설]도 바로 그런 영화다. 원제는 'Legend of 1900'. 얼핏 보기엔 '1900년의 전설'이라는 제목의 시대극으로 생각되겠지만 바로 1900은 이 영화의 주인공의 이름이다. '나인틴 헌드레드'. 미국 이민자들이 본격적으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한 이때에 한 갓난아이가 이민선 버지니아호의 1등석 식당 한견에서 버려진 채로 발견된다. 그 아이를 발견한건 배의 석탄실에서 일하는 대니.

대니는 이 아이를 맡아 기르기로 결심하고 그가 발견된 연도를 따 이름을 나인틴 헌드레드라고 짓는다. 대니는 국적도, 부모도 없는 아이를 빼앗길새라 배안에서만 남몰래 키우게 된다. 오로지 버지니아호만이 전체 세계가 되어 버린 나인틴 헌드레드는 6세가 되던 해, 사고로 대니를 잃고 그 후로 남다른 천재적인 피아노 연주솜씨로 배의 유명인사가 되어 살아간다.

ⓒ Entertainment Film Dists. all right reserved


그리고 맥스라는 이름의 트럼펫 주자가 배에 승선하고부터 둘은 소중한 친구로서 마음을 열어간다. 맥스는 나인틴 헌드레드에게 육지에 나가 정착할 것을 권하지만 그는 여전히 육지에 발딛기를 거부하며 배안에서의 삶을 고집한다. 그런 나인틴에게 어느날 이상형인 한 소녀가 나타나는데....

이미 [시네마천국]을 통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바 있는 이탈리아의 명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와 다시한번 손을 잡고 만든 이 영화는 알레산드로 바리코의 베스트셀러 소설 "실크"를 각색한 작품으로 평생을 배 위에서만 살아야 했던 한 천재적 피아니스트의 문자 그대로 전설과 같은 삶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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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수성 어린 음악감상도 있지만, 나인틴 헌드레드라는 기이한 피아니스트를 열연한 팀 로스의 신들린 듯한 연기에 있다. 주로 조연급으로 출연해 딱히 그를 떠올릴 만큼 각인되는 작품이 소개된 적이 드물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실제로 그는 평소 피아노를 친적이 없다고 하는데, 극중 나인틴 헌드레드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단지 연기력 만으로 그렇게 사실적인 표현을 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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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재즈의 창시자 '젤리 롤 모튼'과 나인틴 헌드레드의 피아노 연주 대결씬은 영화의 백미로 둘의 격정적인 연주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아니스트의 전설]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 어떤 영화의 듀얼(Duel)씬 보다도 박진감 넘치고 통쾌하다는 것을 보장한다. 잔잔한 감동에 빠지고 싶은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느낌을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강력 추천한다.


* [피아니스트의 전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Entertainment Film Dist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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