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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날 때 자신의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어떤 아이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온실속의 화초처럼 살다 가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아프리카의 극빈층 가정에서 태어나 하루 한끼로 연명하는 것조차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당사자의 힘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느냐의 문제가 반드시 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건 아니다. 모든걸 다 갖춘 집안의 자식도 불행한 삶을 살 수 있고, 반대로 선천적인 역경을 딛고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바꿔놓는 사람도 있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기회가 왔을때 그것을 잡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개척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제 소개할 [블라인드 사이드]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때 도저히 가능성이 보이지 않던 한 청년의 삶이 어떻게 기적처럼 바뀌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좀 상투적이지 않느냐고? 그럴지도 모른다. 사실 감동적인 소재라는 것은 그리 특별할 게 없다.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영화라면 아무리 많이 들어온 얘기라 할지라도 쉽게 질릴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여기엔 지나친 과장이나 감동을 쥐어짜기 위한 신파가 억지로 개입되어서는 안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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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마약중독자인 어머니의 아들로 슬럼가에서 태어나 거처없이 떠돌아 다녀야 했던 덩치 큰 흑인 청년이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친 부유한 백인 여성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안식의 장소와 밝은 미래를 갖게 된다는 이 영화같은 스토리는 놀랍게도 실화다. 단순히 [블라인드 스토리]의 포스터만 보면 평범한 감동 스포츠영화 쯤으로 오인할 소지가 다분하지만 이 작품에는 ‘인간의 선의’가 이룰 수 있는 기적의 힘이 담겨져 있다. 감정의 과잉을 배제하려한 탓인지 갈등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체적인 이야기는 진부하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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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배려와 감사, 헌신과 보호 등 교과서적인 인간애에 대해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근래 보기 드문 경험인데, 자칫 우울한 신파극으로 흐를 수도 있는 영화를 온통 뽀샤시한 느낌으로 바꾸어 놓은 일등 공신은 바로 산드라 블록이다. 1994년작 [스피드]로 스타덤에 오른 이래 그녀가 맡아온 역할은 수없이 많지만 역시 산드라 블록은 [스피드]때의 발랄한 캐릭터가 제격이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이러한 밝고 긍정적인 성품에 내면의 위트와 따뜻함까지 갖춘 멘토의 캐릭터를 그녀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 결과 82회 아카데미는 메릴 스트립이나 헬렌 미렌 같은 걸출한 대선배들을 제치고 산드라 블록의 열연에 여배우에게 바치는 최고의 영예를 안겼다.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플롯이 잘 짜여진 [블라인드 사이드]를 통해 받는 감동의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런 가족들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떻게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무조건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을 수 있는지, 그리고 분에 넘치는 사랑에 대한 보답을 얼마나 멋있게 할 수 있는지.... 정말로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전율이 흐를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다.


* [블라인드 사이드]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Warner Bros. Picture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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