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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가 만들면 다르다'. 조금은 식상한 멘트인가요? 그런데 말이죠, 이 이상 더 좋은 표현이 떠오르질 않네요. 매해 한 편씩 괴물같은 완성도의 작품을 펑펑 터트리는 픽사에서 이번에 들고나온 애니메이션은 무려 10년만에 돌아온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1편이 개봉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무려 15년만이죠. 흔히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들 하지요. 아마 초등학교때 [토이 스토리]를 접했다면 그 사람들이 이제는 사회인이나 대학생이 되었을 만한 세월입니다. 전편들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엔 시효가 많이 지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픽사에 있어서 그런 우려따윈 처음부터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늘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던 픽스 스튜디오는 이번에도 역시 식상한 속편의 법칙을 거부하며 그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픽사가 만들면 다르다는 얘기를 할 수 밖에요.

[토이 스토리 3]는 전작의 주역들인 우디와 버즈를 중심으로 이제는 다 커 버린 주인 앤디의 품을 떠나 장난감으로서의 역할이 끝나 버리게 될 운명에 처한 캐릭터들의 우울함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이같은 기본 골조는 시리즈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이긴 합니다만 이번 [토이 스토리 3]는 '앤디의 성장'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현상과 맞물린 이야기인지라 10년만에 공개되는 본 작품의 성격과도 매우 높은 싱크로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스케일은 더 커졌고, 웃음과 감동의 폭은 더 넓어졌으며, 내러티브의 완성도는 더할나위없이 완벽합니다. 첫 작품에서 선보였던 초보적인 수준의 CG는 훨씬 정교해져서 이렇게 인위적으로 제작된 CG 캐릭터들이 '눈빛연기'까지 소화해내는 것을 보노라면 정말이지 기가 질려 버릴 정도입니다. 악당들도 얼마나 캐릭터들이 생생한지, 스포일러라 미리 말은 못하겠지만 부조화에 의한 공포감을 확실히 심어주는 녀석이 있으니 직접 확인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토이 스토리 3]의 장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얼핏 보기엔 울고 웃기고 하는 타사의 애니메이션에서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강점은 바로 스토리에 녹아있는 은유법에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품을 떠납니다. 언제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일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비록 그 유대관계가 끝나지는 않는다고 한들 내 품안에 자녀들을 안을 수 있는 기간은 유한합니다.

[토이 스토리 3]는 장난감들을 통해 사람의 성장과 이에 따르는 이별이라는 인생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장난감들은 자신들을 갖고 놀 대상자가 없어지면 그들에게 있어서 존재가치란 무의미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이별은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 되는 것이지요. 버려지거나 잊혀지거나.. 가장 좋은 건 자신들을 아껴주고 갖고 놀아줄 새 주인을 찾는 일일겁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이별의 과정만큼은 피할 수 없어요. [토이 스토리 3]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거린 당신이라면 이 작품이 말하려는 바를 제대로 짚은 겁니다. 나이 40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 저로서도 이번만큼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아휴.. 가오 안살게..(훌쩍)

ⓒ Disney-Pixar. All rights reserved.


분명히 말해 [토이 스토리 3]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인디아나 존스 3], [본 얼티메이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과 같은 걸작급 3편의 반열에 올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이토록 훌륭한 3부작을 완성시킨 픽사 제작진들에게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10년전의 행복한 기억을 아름답게 마무리 해주셔서...

 


P.S:

1.[아바타]의 성공이 지금 생각해보면 관객들에겐 결코 유쾌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이 스토리 3]는 명백히 2D로 즐겨야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어중뜨게 돈 몇푼 더받겠다고 3D 상영만 돌리는 상술에 아주 넌덜머리가 나는군요. 전멸이다시피 한 2D 상영극장을 찾다찾다못해 정말 가본지 10년도 더 된 시네마 정동을 찾아갔습니다. 덕분에.. 옛날 추억이 생각나 오히려 좋긴 하더군요.

2.[토이 스토리 3]를 보시면 아마 픽사와 드림웍스의 결정적인 차이가 뭔지를 느끼실겁니다. 단적으로 [슈렉 3]와 [토이 스토리 3]를 비교해 보세요. [슈렉] 시리즈가 갖지 못한 그 무엇이 [토이 스토리]에는 있습니다.

3.확실히 다른 픽사 작품이 그러하듯 [토이 스토리] 시리즈 역시 아이들보다는 성인들이 즐길 만한 코드가 훨씬 많습니다. 간간히 터져주는 패러디는 그렇다 치더라도 작품의 쓸쓸한 관념이 녹아있는 주제의식만큼은 어른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4.토토로는 거들 뿐.

5.본편 상영전에 항상 틀어주는 단편은 이번에 [낮과 밤]이 상영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뭐.. 그냥 그랬습니다.

6.저도 어렸을 때는 정말 미친 듯이 장난감을 모았었는데, 그 많던 장난감은 다 어디로 갔을까?... 괜히 슬퍼지는 시간이었습니다.

7.이만하면 아카데미에서도 슬슬 최우수 작품상을 애니메이션쪽에 한번 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본 리뷰는 2010.8.9. Daum의 메인 페이지에 소개되었습니다.


* [토이 스토리 3]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Disney-Pixar.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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