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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감사용 - 아름다운 패자들의 이야기

페니웨이™ 2009. 1. 17.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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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년이나 지난 영화이지만, 2004년 작 [슈퍼스타 감사용]은 저평가 된 한국영화 중 가장 안타까운 작품임에 틀림없다. 55억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슈퍼스타 감사용]은 다양한 영화들의 조연으로 연기력을 검증받은 이범수가 처음으로 대형 영화의 타이틀롤에 도전한 작품으로서 그해 추석시즌 가장 주목받는 영화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박진감 넘치는 시합장면 등 어디하나 손색이 없는 이 작품이 왜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 혹자는 만약 '슈퍼스타 감사용'이 아니라 '슈퍼스타 박철순'을 다뤘더라면 흥행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말은 [슈퍼스타 감사용]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무명선수의 이야기를 극화함으로서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 Sidus FNH. All rights reserved.


역설적이게도 [슈퍼스타 감사용]은 패자들의 이야기다.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80게임중 15승 65패, 국내 첫 노히트노런 허용, 원정경기 21연패, 대 OB전 16연패 라는 처참한 성적표로 데뷔를 마쳤던 삼미 슈퍼스타즈는 OB 베어즈의 박철순, MBC 청룡의 백인천, 삼성 라이온즈의 이만수 같은 스타급 플레이어 없이 꼴찌 역을 도맡았던 비인기 팀이었다. (괴물급 투수인 장명부를 영입한건 이듬해인 1983년이다)

그 중에서도 감사용은 5시즌 1승 15패 1세이브의 초라한 기록을 가진 삼미팀의 불펜투수였다. 원년 프로야구부터 관람해 왔던 필자조차 감사용이라는 선수는 기억속에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감사용은 이른바 '슈퍼스타'와는 거리가 먼 선수다.

하지만 [슈퍼스타 감사용]의 테마를 고려할 때 감사용을 모델로 영화를 구성한 점은 흥행을 떠나 영화적 완성도를 위해 선택한 탁월한 결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슈퍼스타 감사용]은 스타 플레이어의 환희와 좌절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소외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열정에 대한 가슴벅찬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 Sidus FNH. All rights reserved.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 또한 스타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막 [올드보이]로 주목받기 시작한 윤진서가 히로인으로 등장하며, 코미디언에서 영화배우로 갓 전향한 이혁재, 그리고 류승수와 조희봉 등 흥행에 있어서 크게 영향을 미치는 네임벨류가 있는 배우들이 캐스팅되었다. 그렇지만 알짜배기같은 이들의 연기는 누구하나 할 것 없이 매우 뛰어나다. 오히려 '슈퍼스타'급 배우들이 아니기에 '소박한' 영화의 주제와 더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드라마의 탁월한 구성과 1980년대의 풍경재현 등 세세한 디테일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혀주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당대 최고의 인기스타 박철순과 무명의 감사용이 대결하는 구도로 진행되는 클라이막스의 시합장면은 한국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박진감 넘치는 현장감을 선사한다. 지금은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인기스타가 되었지만 당시만해도 주목받는 신인급 배우였던 공유의 특별출연은 지금보아도 절묘한 캐스팅이다.

ⓒ Sidus FNH. All rights reserved.


[슈퍼스타 감사용]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단 한번도 주인공 감사용에게 승리의 환희를 안겨주지 않는다. 다만 그에게 있어 패배는 좌절이 아니라 또다른 희망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관객에게 가슴뭉클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쩌면 그러한 패자의 카타르시스는 헐리우드의 걸작 스포츠 영화 [록키] 이후 오랜만에 맛보는 유사한 느낌일런지도 모른다. 비록 흥행에서는 외면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수작으로서 언젠가 다시한번 [슈퍼스타 감사용]이 재조명받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 [슈퍼스타 감사용]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Sidus FNH.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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