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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특집 #3 : 트랜스포머의 비하인드 스토리

페니웨이™ 2009. 6. 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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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특집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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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3년, 미국내 굴지의 완구회사인 하스브로(Hasbro)는 자사의 상품을 영화화 하는 계획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에 엄청난 판매고를 자랑하던 'G.I. 조'가 선택되었고 제작자 돈 머피가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부시 행정부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의 발발로 국내외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G.I. 조'의 영화화 계획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이를 대신할 작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트랜스포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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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sbro/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올 여름 극장에서 선보이게 될 실사판 [G.I. 조]. 만약 이 작품의 제작이 연기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트랜스포머]를 접할 수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1년 뒤, 헐리우드의 마이다스이자 하스브로의 프라모델 수집가로 알려진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였다. 드림웍스가 영화에 필요한 모든 제작비를 지원하기로 결정되자 제작이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먼저 존 로저스가 초기 스크립트 작업을 시작했다.

2005년, 트랜스포머의 최신작 [트랜스포머: 사이버트론 (갤럭시 포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던 시기. 헐리우드의 흥행감독으로 떠오른 마이클 베이는 제리 브룩하이머의 손을 떠난 뒤 홀로서기를 시도했던 야심작 [아일랜드]의 실패로 다소 의기소침해져 있는 상태였다. 이때 그를 찾는 전화벨이 울렸다.

상대방은 놀랍게도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마이클 베이가 15세 때 아르바이트 하던 시절, [레이더스]를 촬영하는 스필버그의 모습을 통해 영화 감독의 꿈을 키워왔던 그로서는 대단히 뜻깊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런 스필버그가 마이클 베이에게 한 제안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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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하스브로의 장난감 완구 로봇을 소재로 한 영화의 감독을 맡아주지 않겠소?'


마이클 베이의 입장에서 헐리우드의 신(God)이라 불리는 스필버그의 제안은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다. 그는 '트랜스포머'의 팬도 아니었으며, 더욱이 이 작품을 '멍청한 장난감 영화(stupid toy movie)'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냥 알겠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은 마이클 베이는 이때만 해도 '전혀' 이 작품을 만들 의향이 없었다.

하지만 하스브로사의 초대를 받아 '트랜스포머 스쿨'에 참석한 마이클은 장난감 로봇이 실제처럼 움직이도록 보이게 만든다면 꽤나 괜찮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동시에 자신도 한번쯤 가족영화 스타일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작용했다. 결국 그는 감독직을 받아들였다.

초기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구상했던 [트랜스포머]의 이야기는 미국 사회에서 청소년이 첫 자동차를 갖게되고 이를 계기로 성장해가는 소년의 성장기였다. 여기에 마이클 베이는 전형적인 미국식 청춘영화의 플롯을 가미했다. 물론 기본적인 베이스는 매니아들이 진정한 '트랜스포머'로 손꼽는 G1 시리즈에 그 바탕을 두었다. 존 로저스에 이어 합류한 황금콤비, 로베르토 오씨와 알렉스 크루츠만이 이를 토대로 각본을 수정하고 다듬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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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의 각본을 맡은 로베르토 오씨와 알렉스 크루츠만. [미션 임파서블 3],[아일랜드]에 이어 최근에는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헐리우드 최고의 인기 각본가 콤비.


[트랜스포머]의 주안점은 애니메이션과 완구로 알려진 로봇들의 움직임을 얼마만큼 사실적으로 화면에 표현하는가 하는 점이었다. 사실 거대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1989년에는 특촬물의 메카인 일본의 토호사에서 [건헤드]라는 작품을 통해 실사 로봇물에 대한 대대적인 야심을 드러냈다. 이어 1991년에는 호러물의 대가인 스튜어트 고든 감독이 B급영화의 영역내에서 나름대로의 실사로봇을 구현하려 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철인 28호]라는 일본의 국민로봇을 자체적으로 실사화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신통치 않았다.

누구도 성공한 적 없는 실사 로봇물에 도전한 마이클 베이는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특수효과의 산실 ILM과 디지털 도메인등 헐리우드 최강의 특수효과팀과 조인해 변신로봇의 사실적인 디자인과 실사화의 구현에 몰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메카닉 디자인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자신이 구상한 리얼리티와는 동떨어진다고 판단해 캐릭터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기로 결심한다.

다행인것은 ILM의 디자이너들 중 상당수가 '트랜스포머'의 열혈팬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열정을 총동원해 메카닉을 디자인했고 마이클 베이의 주문처럼 리얼리티를 불어넣기 위해 자동차나 헬기, 전투기 등 실제 운송수단의 내부 설계도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로봇에서 차량 및 병기들로 변신하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훗날 마이클 베이는 이렇게 회상한다.


"수많은 영화를 작업했던 ILM의 스탭들이 그렇게 흥분하는 것을 본 건 처음이었죠"


결국 로봇들의 초기모습에서 변신이 완료된 상태까지 디자인을 마치는데에만 무려 6개월이 시간이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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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의 컨셉 아트.


한편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현실감을 주기 위해서 마이클 베이는 미 국방성의 지원을 요청한다. 당국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영화를 위해 이들은 F-117, A-10, AC-130, CV-22 등 최첨단 전투장비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엑스트라를 위한 병력지원과 함께 군복도 지급하는 등 2001년작 [블랙 호크 다운]이래 미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덕분에 [트랜스포머]는 미군홍보영화가 아니냐는 비아냥을 받을만큼 미군의 실제 무기운용 체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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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스콜포녹'과 미 특공대원들과의 교전을 담은 씨퀀스.  A-10 Thunderbolt 와 더불어 C-130 및 무인정찰기 프레데터 등 최신예 미군 항공기가 뿜어대는 발칸포와 폭격의 위력이 느껴지는 장면으로 미군의 대대적인 지원을 실감케 한다.


'트랜스포머'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기 위해 기존 애니메이션의 성우를 쓰자는 의견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인식한 제작진의 판단에 의해 일단 이들은 테스트를 받게 되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역의 피터 쿨렌은 예정대로 그의 역할을 맡을 수 있었지만 메가트론 역의 프랭크 웰커는 합류하지 못했다. 웰커는 다른 작품의 계약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가 새로 바뀐 메가트론의 야성적인 디자인에 비해 웰커의 음색이 다소 빈약하다는 마이클 베이의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메가트론의 성우는 [브이 포 벤데타]로 훌륭한 목소리 연기를 펼친 휴고 위빙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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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lider.com All rights reserved.

굵직한 목소리의 포스가 인상적인 피터 쿨렌 (옵티머스 프라임 역)



10대 소년인 샘 윗위키 역의 배우를 물색하던 마이클 베이는 누군가에게 샤이아 라보프를 쓰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마이클은 '나이가 너무 많은거 아닌가'하며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그러나 직접 라보프를 만나본 마이클은 그가 15세 청소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극강의 동안이라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의 말에 잘 따르고 순간순간의 유머와 재치, 애드립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라보프의 연기에 스탭들과 배우 전원이 매료되었다. 당시만해도 무명이었던 샤이아 라보프는 [트랜스포머]로 일약 스필버그 사단의 황태자가 된다.

하지만 제작이 완료되고 개봉을 위한 막바지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던 중 예상치 못한 사태가 터졌다. [트랜스포머]의 등급을 심사하던 MPAA에서 이 영화에 무려 'R등급'을 매긴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성인들을 위한 후끈한 서비스 씬이나 호러영화를 방불케 할 만한 고어적인 장면이 없었는데도 왜 [트랜스포머]에 R등급이 떨어진 것일까? 샤이아 라보프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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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Pictures L.L.C./ 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오로지 긴장감 때문이었죠. 그 영화에는 정말이지 숨쉴 틈이라곤 전혀 없었으니까요'

MPAA의 이와같은 결정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발끈해서 MPAA측과 전면전을 선포했지만 결국 몇몇 장면들을 삭제해 긴장도를 낮추면서 PG-13 등급을 받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랜스포머]가 최초 심사에서 R등급을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자 팬들의 기대치는 더욱더 높아졌다. 다른 것도 아니고 오로지 긴장감 때문에 R등급을 받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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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rstShowing.net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의 홍보는 철저한 기밀유지 속에 치밀하게 계획되었다. 변신로봇의 구현에 초점이 맞춰진 이상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따라서 [트랜스포머]의 마케팅 전략은 관객들이 감질날 정도로 '찔끔' 보여주는 것이었다. 변신 전과 변신 후의 모습을 공개하되 절대 로봇의 변신과정을 풀버전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한번은 제작진이 완성된 로봇의 움직임을 담은 몇 개의 클립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영상을 보고난 아이들은 '아저씨들, 도대체 이 로봇을 어디서 데려왔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트랜스포머]의 첫 예고편이 등장했을 때, 이를 본 관객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마이클 베이가 [트랜스포머]를 '멍청한 장난감 영화'라고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흔해빠진 팝콘무비쯤으로 여겼던 작품에서 관객들은 기대 이상의 영상을 발견했다. 기대치는 200% 급상승했다.

그러나 2007년의 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때보다도 열기가 뜨거워 어떤 영화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건 유난히도 많았던 속편들이었는데 [스파이더맨 3], [슈렉 3], [캐리비안의 해적 3] 등 이른바 '빅 3'로 불리는 대박 프랜차이즈가 줄줄히 대기중이었다. 이에 더해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액션영화의 클래식 [다이하드]의 4번째 작품과 더불어 제이슨 본 시리즈의 3편 [본 얼티메이텀]도 만만찮은 복병이었다.

2007년 7월 4일. 마침내 [트랜스포머]가 개봉되었다. 개봉 첫주의 오프닝 수익은 약 7천만 달러. 1억 달러를 훌쩍넘긴 '빅 3'에 비하면 저조한 출발이었지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화면의 경이를 체험한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결국 [트랜스포머]는 3억 2억만 달러에 조금 못미치는 흥행기록을 세우며 2007년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되는 저력을 보였다. (해외 흥행수익인 3억 8900만 달러를 합치면 7억 달러를 상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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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xoffice MOJO.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의 대성공은 일약 헐리우드 영화의 판도를 개편시켰다. 로봇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제작자들은 앞을 다투어 애니메이션 판권확보에 나섰고, 아직 준비가 채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속속 제작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그 가운데는 '백수왕 고라이온'으로 알려진 [볼트론],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와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초시공기단 서전크로스'를 북미버전으로 리믹스한 [로보텍], 그리고 이전부터 실사화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던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이다.

물론 이들 중 어떤 것이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해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분명한 것은 이제 [트랜스포머]의 속편,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을 곧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전편처럼 이번에도 한계치의 감동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인지...


* [트랜스포머]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DreamWorks Pictures L.L.C.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G.I. 조(ⓒ Hasbro/Paramoun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 R등급 기사 (ⓒ FirstShowing.net All rights reserved.), 트랜스포머 흥행수익 (ⓒ Boxoffice MOJO. All rights reserved.), 피터 쿨렌 사진(ⓒ collider.co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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