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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용이 살짝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영화의 파격성에서 오는 것이 아닌 뭐랄까...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인스턴트 커피만 마시다가 에스프레소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된 느낌이랄까. 기성영화들의 관습적 틀을 탈피한 시도만으로도 가상하건만, 영화 외적인 요소가 성공을 좌우하는 요즘, 이토록 영화 그 자체에 충실한 작품을 보기가 얼마나 드물었던가 싶었다.

[요시노 이발관]은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 ‘영화궁전’ 섹션에서 소개된적은 있으나 국내에 정식으로 개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피아 필름 페스티발(PFF)의 장학금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한 첫 번째 장편 데뷔작으로서 [카모메 식당], [안경]과 궤적을 같이하는 이른바 '슬로우 라이프 무비'의 첫단추를 끼운 영화인 셈이다.

영화의 시작은 일본의 한 시골마을.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는 이곳의 한가지 특징은 남자 아이들의 헤어스타일이 전부 바가지 머리, 일명 '요시노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특이한 풍경이지만 정작 마을 내부의 사람들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이 왜 남들과 똑같이 폼안나는 바가지 머리를 하고 있어야하는지에 대해서 아이들은 일말의 의문도 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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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지이엔티/ 씨네가/ Pia/
Tokyo Broadcasting System (TBS). All rights reserved.


그러던 것이 어느날 도쿄에서 전학 온 요스케의 등장으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요스케는 단번에 동배 여자아이들의 환심을 사게 되고, 이에 질투와 부러움을 느낀 남자아이들은 자신들의 요시노 머리에 불만을 갖게된다. 그건 이 마을의 모든 이발을 책임지는 요시노 이발관 아주머니(모타이 마사코 분)의 아들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시작된 파장은 마을 전체로 번진다. 처음엔 요시노 스타일을 강요하는 마을 사람들과 요스케의 대립에서 전통의 미덕을 강력히 주장하는 요시노 이발관의 아줌마와 헤어스타일의 자유를 부르짖는 아이들과의 대립으로 치닫는다.

물론 이러한 갈등양상은 그리 거창하지는 않다. 전통의 고수와 변화. 오늘날 현재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절머리나는 이념적 대립과는 달리, 이발관 아줌마로 대변되는 보수와 전학생 요스케로 대변되는 진보의 상징적 마찰과 화해의 관계는 상호보완과 이해, 그리고 수긍의 선순환으로 평온을 되찾는다. 특히나 아이들이 그토록 경멸하게 되었던 바가지 머리가 요즘 유행하는 최신 헤어스타일이라고 소개하는 TV 속 화면의 마지막 장면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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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폰지이엔티/ 씨네가/ Pia/ Tokyo Broadcasting System (TBS). All rights reserved.


나오코 감독의 다른 영화가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잔잔함과 아기자기한 일상의 소소함에 승부를 건다. [카모메 식당]이 핀란드의 한 작은 식당을, [안경]이 조그마한 해변가 마을의 여관을 공간적 배경으로 택했듯, [요시노 이발관] 역시 마을에 단 하나뿐인 이발관을 주요 공간으로 삼아 작은 공간에서의 교감을 소중히 다루고 있다는 점도 후속 작품들과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크게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여성감독임에도 소년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누구나가 겪었을 법한 성장통의 아픔과 추억을 재현해낸 오기가미 나오코는 그렇게 [요시노 이발관]으로 자신을 세상에 알렸다. 바야흐로 거물 신인의 등장이다.

* [요시노 이발관]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스폰지이엔티/ 씨네가/ Pia/ Tokyo Broadcasting System (TB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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