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영화 속 동계 스포츠, 그 눈물 나는 도전기

페니웨이™ 2010. 2. 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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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주면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시작됩니다. 하계올림픽만큼 관심을 끌지는 못하는게 사실이지만 한국에도 슬슬 동계올림픽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특히 전국을 '김연아 신드롬'으로 몰아넣은 김연아의 출전과 더불어 세계최강 쇼트트랙팀의 승전보는 온 국민이 기대하는 빅 이벤트일 겁니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영화속 다양한 동계올림픽의 모습들과 주인공의 눈물나는 도전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외로 많은 작품에서 동계올림픽 종목을 소재로 삼고 있다는 걸 느끼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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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전형적인 디즈니 스타일의 착한 영화입니다.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어떤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 재밌는건 선수들이 바로 자메이카 출신이라는 거죠. 겨울이 없어 생전 눈구경도 해보지 못한 이들이 육상대표의 꿈을 접고 봅슬레이로 종목을 바꾸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설정의 독특함 만큼이나 영화가 무척 코믹하지만 의외로 봅슬레이 경기의 박진감을 잘 살렸고 또 나중에는 정말 울컥하는 감동도 주는 영화입니다. 더 놀라운건 이 이야기가 실화에 기초했다는 것이죠. 아직 안보신 분들이라면 1순위로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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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역시나 전형적인 디즈니표 영화입니다. 작품의 배경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이며 당시에 부동의 톱을 고수했던 소련 아이스하키팀을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국 대표팀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 결말이 이미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 이면에 감춰진 선수들의 애환을 담고 있기에 더욱 감동적이라 할 수 있겠죠. 특히나 이 영화의 소재가 된 1980년 동계올림픽의 아이스하키팀 이야기는 '은반위의 기적'으로 불릴만큼 미국인들에겐 잊지 못할 스포츠사의 명승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뭐 미국만세적인 요소가 없진 않지만 절대약세의 예상을 깨고 기적을 연출했다는 사실은 2002 월드컵의 4강신화를 경험한 우리들에게도 전혀 낯선 것은 아니어서 비교적 몰입도가 높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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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ro-Goldwyn-Mayer (MGM). All rights reserved.

드디어 피겨 스케이팅 영화입니다. 한국에도 관심이 급상승한 종목이죠. 부잣집 따님으로 까칠한 성격을 가진 피겨 스케이트 선수와 한쪽눈을 실명하는 바람에 아이스하키를 포기해야했던 전직 하키선수가 피겨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게 되면서 두 사람이 페어를 이루어 동계 올림픽에 도전한다는 설정의 영화입니다. 간단한 시놉시스만으로도 감을 잡으셨겠지만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의 성격을 가진 작품이지요. 사사건건 충돌하는 남녀가 한팀을 이루게 되었으니 미운정,고운정이 드는건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영화자체는 진부하지만 여전히 관객들은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법인지 무려 3편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1편의 각본은 제이슨 본 시리즈로 유명한 토니 길로이가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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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역시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하버드 진학을 목표로 삼고 있는 여고생이 자신의 진짜 꿈인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되는 꿈을 이룬다는 일종의 성장영화죠. 엄마는 못다한 자신을 꿈을 이루기 위해 자녀가 하버드에 진학하길 원하고, 반대로 딸은 억눌러왔던 자신의 꿈을 실현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부모에 의해 꿈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대다수 자녀와 학부형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닌가 싶은데요, 영화는 영화대로 나름대로의 주제의식을 보여주며 재미와 감동 사이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독 디즈니에서 이런 류의 영화를 많이 만드는군요. 국내에도 알려진 미셸 콴을 비롯한 스타급 스케이트 선수들의 까메오 출연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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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eamWorks SKG. All rights reserved.

자, 조금은 괴팍한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이 작품 역시 페어 피겨 스케이트를 소재로 하긴 합니다만... 글쎄요, 정상적인 설정은 아닙니다. 왜냐면 이 작품에서의 페어는 남-여가 아닌 남-남으로 이뤄진 팀이기 때문이지요. 서로 라이벌 관계인 두 피겨 선수가 공동 우승 시상식상에서 싸움을 벌여 금메달은 물론 출전 자격마저 박탈 당하자 의기 투합해 남-남 듀엣으로 페어를 이루어 컴백하게 된다는 이 영화는 다소 허무맹랑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북미지역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큰 인기가 없지만 미국에서는 인기있는 코미디 배우 윌 패럴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라서 한국영화팬들에겐 다소 취향에 맞지 않을런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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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lt Disney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누구나 어릴때 꾸던 꿈을 성인이 되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가 있는 법. 이 작품은 바로 그 꿈을 이루는 한 남자의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주인공은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팀을 패배에 빠뜨립니다. 그 트라우마로 그는 하키를 그만두고 나중엔 변호사가 되지요. 그런데 어느날 음주운전에 걸린 그는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성적이 형편없는 초등학교 아이스하키팀을 맡게 됩니다. 이제 잊고 지냈던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이 살아난 주인공은 아이들을 맹훈련시켜 오래전 자신이 못이뤘던 우승으로의 꿈에 도전하게 됩니다. 배우로서는 그다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에밀리오 에스테베즈가 주연을 맡아 오랜만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로서 총 3편까지의 시리즈가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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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ho Company. All rights reserved.

이 작품은 스키종목 중 하나인 '모굴 Mogul' 코스를 다룬 청춘영화입니다. 울퉁불퉁한 급경사를 내려오며 자웅을 다투는 이 경기는 종목 자체의 난이도가 상당하기에 보는이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지요. [은색시즌]은 그런 모굴 코스의 아슬아슬한 묘미가 스크린으로 잘 표현된 영화입니다. 물론 비주얼적인 쾌감도 상당하지만 이 작품의 주 소재는 경기 그 자체보다는 관광객을 상대로 자해공갈단을 일삼는 3인방의 갱생(?)스토리라고 봐도 무방한데요, 그 중에서도 3인방 가운데 전 국가대표 선수였던 한 청년의 자아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국내 일드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훈남 에이타가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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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M컬처. All rights reserved.

말이 필요없는 작품이지요. [미녀는 괴로워]로 한국식 오락영화의 모범을 제시했던 김용화 감독이 다시금 마이더스의 솜씨를 발휘한 흥행작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비인기종목인 스키점프를 소재로 다루었고, 거기에 실화를 베이스로 깔아놓았기에 감정이입이 더욱 수월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얼핏보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동계버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재치있는 대사와  살아숨쉬는 캐릭터의 오묘한 조화가 빛을 발했던 훌륭한 오락영화입니다. 김용화 감독의 유일한(?) 단점인 감정의 오버가 막판에 두드러지는건 여러모로 아쉽지만 그럼에도 2009년 개봉작 가운데 손에 꼽을만큼 재미있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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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ybona. All rights reserved.

중국의 영화축제 제9회 장춘(長春)영화제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파빙]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4개부문을 석권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쇼트트랙 스케이팅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요, 실제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이 알려진 중국의 간판스타 양양의 코치인 맹경여를 모델로 만든 영화로서 국내에는 아직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아 저를 포함해 못보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압니다. 다분히 중국 베이징 올림픽 유치를 겨냥해 만든 홍보성향도 없지 않아서 국내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쇼트트랙을 소재로 한 영화가 흔한 건 아니라 흥미가 끌리는 것도 부인할 순 없군요.


이상으로 동계올림픽 종목을 소재로 한 몇 개의 영화들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런 작품들 가운데 [국가대표]라는 한국영화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국내 영화소재의 다양화가 어디까지 이루어졌는지를 다시금 확인할 수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비인기 종목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좀 더 많이 제작되었으면 하는군요. 아, 미리 말씀드리면 우리에게 생소한 종목인 '컬링'에 대한 영화도 있는데 이는 다음에 별도로 소개할 예정이라 이번에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함께 위에 언급한 영화들에서 그 감동을 이어나가보는건 어떨까요?

* 본 포스트의 영화포스터는 단지 참고목적만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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