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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영등포 타임스퀘어내에 위치한 CGV극장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안젤리나 졸리의 레드카펫 행사 및 [솔트]의 전관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한국도 예전과 같지 않아서 유명 해외 스타들이 종종 방문하곤 하는데요, 그때마다 행사와 관련된 아쉬운 점들을 느끼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스타들의 매너나 주최측의 행사준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사소한 것 하나에도 흠이 잡히곤 하죠. 작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레드카펫 행사 때 발생한 문제점은 그러한 모습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던 '실패작'이었습니다.


서두가 길어졌네요. 어제 열린 졸리의 방한행사는 아시다시피 [솔트]의 홍보차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원래 예정과는 달리 졸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입국해서 놀라움을 사기도 했는데요, 그녀가 입국전에 한국측에 요청했던 건 단 한가지였다고 합니다. '조용하게 입국할 수 있게 해달라'.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 낯선 동양에 와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다는건 그리 정서적인 측면에서 좋은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녀의 바램과는 달리 인천공항에는 언제 냄새를 맡고 나타난 취재진들이 사방에서 몰려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군요. 졸리와 아이들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는데, 그럼에도 별다른 항의는 없었답니다. 그리고 숙소나 식사 등 예우에 관해서도 일절 까다로운 요구없이 주최측이 해주는 데로 그냥 다 받아들였다고 하니 어찌보면 정말 참한 아줌마(?)가 아닐까 싶네요.

이제 레드카펫 행사로 넘어가지요. 원래 레드카펫 행사는 8시에 시작해서 약 30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사실 행사에 초대받은 다음에 꽤 망설여야 했는데, 일당 장소가 직장에서 꽤 멀기도 하거니와 아슬아슬하게 8시에 당도한들 과연 자리가 있을까 의문이기도 했지요. 아무튼 서둘러 부랴부랴 행사장에 갔지만 역시 영등포 CGV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정말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졸리의 얼굴을 보기는커녕 입구에서 안으로 한발짝도 디딜 수 없는 지경이었지요.


인산인해. 아비규환. 사람들에게 밟혀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려해도 뒤엉켜있는 퀘퀘한 땀냄새 크리가 정신을 혼미케 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성인 팬들과 취재진들은 5시간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는데, 이거야 제가 늦었으니 할말은 없지만서도 300여명이나 한꺼번에 몰린 이런 행사를 굳이 공간도 나오지 않는 CGV내부에서 감행한 저의를 모르겠더군요. 타임스퀘어에는 넓직한 광장도 있지 않습니까. 안전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구요.

이 탁 트인 넓은 공간을 놔두고 하필 꽉 막힌 극장 내부를 레드카펫 장소로 선택한 이유를 모르겠다. 정말 답답함의 극치다.


게다가 원래 일정은 레드카펫 행사를 직접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각 상영관에서 행사를 생중계해주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8시면 사실 늦게 도착한게 아님에도 (졸리가 10분정도 늦는 바람에 행사도 지연되었습니다)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을 완전 봉쇄해 버렸더군요. 덕분에 레드카펫도 못보고 상영관에도 들어가지 못해 밖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꽤 많아져서 갈수록 인파가 불어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까스로 레드카펫 행사가 끝나고 나니 사람들이 상영관으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CGV내부에 들어간 구경꾼들이 빠져나오는 타이밍과 겹쳐서 상당시간 몸을 부딪혀가며 줄을 서야 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정말 짜증나더군요. 행사 요원은 '먼저 나간다음에 들어오세요'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만 안쪽에서는 졸리의 무대인사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스타리움관 입장객들은 서둘러 입장하세요' 라고 방송을 하고 있더군요. 어쩌라는 건지.

아무튼 이렇게 진을 다 빼고 상영관에 들어가니 졸리의 무대인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아주 훌륭한 무대 매너를 보여주더군요. 단상에 올라간 이들을 일일이 포옹해주는.. *ㅡㅡ* 일정이 바빠서 곧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인간미가 묻어났습니다.


영화 [솔트]에 대해서는 긴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지 않을 것이며, 예전에 잠깐 언급한바 있는거 같은데, 예년대로라면 그저그런 블록버스터 액션물에 지나지 않는 작품을 올해 유난히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 더 관심을 받는 것 뿐입니다. 아,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연기는 일품입니다. 그러나 연출자인 필립 노이스 감독의 실력은 전혀 발전이 없더군요. 구태함을 반복하는 그의 재능은 여기까지가 한계인 듯. 1990년대에 정점을 찍은 적당주의 내러티브의 결정체라고나 할까요. 일각에서는 여성판 제이슨 본이라고 하는데, 컨셉 자체는 맞긴 맞습니다만 의외로 폭력성이 두드러지고 ([툼 레이더] 수준을 기대했다간 낭패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난 순간 찝찝하기까지 하더군요. 아무리 상대가 졸리라도 여자를 저렇게까지 두들겨 패는건... 별로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아찔한 상황이 목격되었는데요, 전관 상영의 맹점이기도 합니다만 2천명이 넘는 관객들이 일시에 빠져나가다 보니 에스컬레이터의 줄이 밀리면서 전층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자동으로 내려오는거니 이건 속도를 조절하고 할 수도 없는거죠) 앞에서 줄을 기다리는 사람과 부딪히면서 연쇄적으로 끼이고 밀리고 치이는 상황이 벌어지더군요. 하마터면 정말 큰 사고 나겠다 싶더라구요.


아무튼 이런 큰 행사만 오면 느끼는게 조직하는 면에서의 엉성함, 안전조치의 미흡 같은 고질적인 것들입니다. 그저 이런 행사를 한국에서도 가졌다고 대외 홍보용으로만 쓰면 다인지... 정작 그 행사를 즐기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의 안위나 편의따윈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여러모로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 페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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