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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소설의 영화화, 드라마의 극장판이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키는지 분명하게 보여준 수작 추리물 [용의자 X의 헌신]. 한때 수학분야의 천재로 장래가 유망하던 남자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수학교사라는 평범한 삶을 산다. 무료한 삶의 연속. 말 수도 적고, 붙임성도 없는 그는 지켜야할 가정도 없고, 뜻을 나눌 친구나 연인도 없다. 평상시와 다를 것이 없던 어느 여름날. 남자는 조용히 목을 멜 준비를 한다. 어차피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죽음. 미련은 남아있지 않은듯 하다.

메어놓은 줄을 목에 걸고 이제 막 몸을 던지려는 찰나, '딩동!' 벨이 울린다. 도대체 누굴까? 웃지도 울지도 못할 이 아스트랄한 상황. 문을 열어보니 처음보는 한 모녀가 해맑게 웃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처음 뵙겠습니다. 옆 집에 새로 이사왔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어둠속에 한 줄기 빛이 비춘다. 이제 그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녀들의 행복이 곧 그의 행복이요, 그녀들의 기쁨이 곧 자신의 기쁨이다. 그렇게 그 남자의 첫 사랑은 시작되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사랑이지만 그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에게 있어 사랑은 삶과 동등한 가치가 되었다.

사랑과 헌신의 강렬한 감정적 조화를 다룬 [용의자 X의 헌신]은 그래서 더욱 마음 한편을 아련하게 파고든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것. IMF 이후 경제적 이유를 핑계로 가정이 해체되는 현상을 목격한 현 시점의 결혼 적령기 젊은이들에게 헌신이라는 가치관이 얼마나 자리잡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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