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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리콜 - 의외로 쓸만한 리메이크

영화/ㅌ 2012. 8. 20. 09:02 Posted by 페니웨이™

 

 

감상전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토탈 리콜 (1990)]이 그렇게 명작이었나요? 벌써 리메이크까지 될 정도면…” 폴 버호벤의 [토탈 리콜 (1990]은 분명 SF액션 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걸작의 반열에 오를만큼 대단한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나 감독인 폴 버호벤에게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해준 영화임이 분명합니다. 더불어 거침없는 폭력묘사와 시니컬한 풍자적 메시지가 어우러진 폴 버호벤의 연출 방식은 헐리우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성인용 오락영화의 방향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면에서 볼 때 랜 와이즈먼 감독의 리메이크작 [토탈 리콜]은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작품입니다. 애당초 “왜?”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나 하는 생각이 앞선달까요. 물론 감독은 이 영화가 폴 버호벤 버전의 [토탈 리콜]이 아니라 필립 K. 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에 기초한 것임을 강조하고 싶었을 겁니다. 실제로도 그는 이 작품이 폴 버호벤 버전보다는 딕의 원작에 더욱 가깝게 만들어졌다고 얘기한 바 있지요.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1990년 판의 리메이크입니다. 제목부터가 ‘토탈리콜’ 아닙니까.

리메이크된 [토탈 리콜]은 화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버리고 대신 황폐화 된 지구를 무대로 선택했습니다. 영국과 호주로 양분된 지구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이 주 골격이지요. 원작의 기억이식과 이중첩자라는 코드는 여전합니다. 사실 이걸 빼면 [토탈리콜]이 아니니까요. 90년대 버전의 몇몇 오마주도 보일 뿐더러 전체적인 내용도 거의 차이가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때깔은 더 잘빠졌습니다. 1990년 버전의 아우라–특수효과상을 탈 정도로 비주얼에 있어서는 지금도 꿀리지 않는 작품이니까요-에 못미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는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를 연상시킬 만큼 미학적인 센스가 돋보입니다. 그런 미래도시를 질주하며 펼쳐지는 추격전은 제법 긴장감이 넘치고 세련되어 보입니다.

ⓒ Total Recall, Original Film, Rekall Productions. All rights reserved.

천하무적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보다는 약간 궁상맞아 보이는 콜린 파렐 쪽이 더 쫓기는 역할에 잘 맞는듯 하고요, 추격자 역할인 케이트 베킨세일은 90년대 버전에서 샤론 스톤과 마이클 아이언사이드가 맡았던 인물들을 하나로 합친 캐릭터로 [언더월드]의 여전사 이미지를 십분 활용합니다. 감독이 자기 부인을 악당으로 캐스팅하다니, 허를 찔린 듯하면서도 탁월한 캐스팅이지 않습니까..

문제는 전체 영화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과도한 액션의 분량입니다. 폴 버호벤의 영화보다 훨씬 많은 액션이 들어가 있는데, 정말 5분이 멀다하고 액션씬이 나옵니다. 중반부까지는 이런 액션이 잘 먹히긴 합니다만 역시나 과유불급이라고 중후반이 넘어서면서 관객들은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죠. 마지막 클라이막스에 이르러서는 ‘제발 이젠 좀 끝을 내줘’라는 심정이랄까요.

결과물을 놓고 보면 아쉽습니다. 그럼 그렇지.. 라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잘 만들 수 있었던 작품인데, 너무 액션쪽으로만 무게중심이 쏠린게 안타까워요. 캐스팅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나 비주얼도 나쁘지 않은데, 전작이 가졌던 이중 첩보원으로서의 고뇌,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모호한 상황설정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영화적인 재미는 되려 감소해 버렸습니다. 이러니 리메이크가 오리지널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겠지만요.

P,S

1. 콜린 파렐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필립 K. 딕의 작품에 두 번째 출연하는 군요. 물론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추적자도 좋았지만 이번에 도망자 역할도 좋았어요.

2. 제시카 비엘은 참… 연기 못하더군요. 여주인공이 이렇게 매력없는 경우도 드문데..

3. 아직 감독과 배우들이 정정하신데, 90년대 버전의 주역들이 한명이라도 까메오로 등장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네요. 내심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코하겐이 보고 싶어졌어요.

4. 개인적으로는 90년대 버전의 음악을 담당한 제리 골드스미스의 스코어 (The Dream)를 엄~청 좋아합니다만 이번 작품도 음악은 참 좋더군요. 긴장감이 묻어난달까.

5. 에단 호크가 유로 아메리카의 과학자 역할로 나온다는데 아주 잠깐 나온건지, 아님 출연분량이 삭제된건지 모르겠더군요.

6. 오랜만에 영화보고 리뷰쓰고.. 이젠 포스팅 한 번 하려면 사력을 다해야 하는건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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