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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페니웨이™ 2007. 12. 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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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가장 신선한 영화 중 한편으로서, 또한 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영화로서 [원스]가 가진 가치는 작지만 큰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비록 대대적인 성공은 아닐지라도 영화를 관람한 관객 대다수가 극찬을 했고, 유명배우와 감독이 없는 이 소박한 영화가 장기간 극장에서 상영되면서 롱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원스]는 뭔가가 있어보이는 영화다. 비록 뒤늦게 가까스로 관람을 마쳤으나 차일피일 미루던 차에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1.음악영화 또는 뮤지컬?  


사실 이 부분이 애매하긴하다. 달리 표현하자면 [원스]라는 영화는 뮤지컬과 음악영화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음악이 영화속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많고, 특히나 90분이 채 안되는 짧은 러닝타임을 감안할 때 음악의 비중은 상당히 크다. 그럼에도 딱히 이 영화를 뮤지컬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은 단지 음악과 노래로만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 아닌, 순수 영화의 성격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 2006 Fox Searchligh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음악과 노래 외엔 그다지 대사가 많지 않음에도 두 주인공 남녀의 감정적 교감은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관객이 그것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원스]가 가진 묘한 힘이다. 대다수의 뮤지컬이 대사 대신 노래로, 주인공의 감정이나 사건마저 음악과 안무로 처리하는 반면, [원스]에서의 음악은 영화속의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인연, 즉 도구로서 사용된다고 봐야 한다. 정리하자면 [원스]는 뮤지컬보다는 음악영화에 가깝다.



    2.독립영화로서의 특징  


[원스]의 영상을 보면 저예산의 냄새가 팍팍 풍기는 작품이라는 것을 금방 느낄 수가 있다. 스타일리쉬한 영상이나, 기교를 뽐내기 위한 촬영의 흔적은 보이지 않으며, 단지 카메라에 주인공들의 일상을 잔잔하게 담아냈을 뿐이다.

ⓒ 2006 Fox Searchligh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특히 영화의 오프닝에서 주인공이 겪는 작은 에피소드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현장감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저예산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부어도 실패하는 영화들을 보면 역시 영화로서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자본이 들었는가가 아니라, 훌륭한 각본과 연출에 달려있음을 세삼 느끼게 되지 않는가.


 

    3.진부한 스토리  


맞다. 분명 시놉시스만으로 [원스]를 접했을 때 그 상투적이고 진부한 스토리에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무척 높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원스]는 영화를 직접 보지 않고서는 평가하기가 무척 힘든 작품이다. 진부하면서도 단순한 플롯을 음악과 연결시키는 감독과 스탭, 그리고 인디 밴드 출신의 비전문 배우들의 솜씨가 전부인 영화이므로, 왜 사람들이 [원스]를 높이 평가하는지 알기 위해선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겠다.


 

    4.영화속 명장면  


남자 주인공(글렌 핸사드 분)이 여자(마르케타 이글로바 분)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한 악기판매점에 들어가 즉석 연주를 하는 장면이 있다. 처음에 '좀 이상한 여자군'이라고 생각하던 남자의 마음이 '역시 이사람의 음악은 뭔가 있어'라고 생각한 여자의 마음과 동화되며 상호간의 신뢰감이 급상승하는 중요한 시퀀스로, 이때 두사람이 부르는 "Falling Slowly "의 애절함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또한 이 장면은 배고픈 뮤지션들의 애환을 살짝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5.전체적인 평가  


[원스]를 단지 음악영화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웰메이드 작품으로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진 두 남녀가 원초적인 육체관계나 불타는 사랑에 빠지는 통속극으로 전락하지 않고, 좋아하는 감정만을 간직한채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절제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결론을 택한 감독의 역량이 다시금 돋보였다고나 할까.

ⓒ 2006 Fox Searchlight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한국에서도 최근들어 인디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한국영화의 위기론이 대두되는 지금, 저예산으로도 웰메이드 영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원스]의 선례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은 역시 스타파워나 기획사의 자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과거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무명의 배우들을 기용하고도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것을 돌이켜 보면 그러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지 않는가.


* [원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2006 Fox Searchlight Pictures.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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