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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년대 한국영화의 촌스런 컨셉을 특징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다찌마와 Lee]의 극장판,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이하 [(속)다찌마와 리])가 8년만에 돌아왔다. 과장된 제스쳐와 포복절도할 만한 대사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던 '다찌마와 리'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살리고 있을까? [다찌마와 Lee]이후 크게 눈에 띄는 행보없이 꾸준히 조연급의 배우로 성장한 임원희가 8년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원톱 타이틀 롤을 맡은 만큼 [(속)다찌마와 리]에 거는 기대는 제작진에게나 관객에게나 남다를 수밖에 없다.


1.[다찌마와 Lee]의 성공 그 후..

전작 [다찌마와 Lee]는 인터넷에 공개된 단편으로서 말 그대로 실험적 성격을 띈 비상업영화였다. 그러나 공개당시 네티즌들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익숙지 않은 의도된 촌스러움의 유머가 관객들의 허를 찔렀던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류승완 감독은 일약 충무로의 유망주가 되었고, 배우 임원희는 무명배우의 이미지를 씻어냈다.

문제는 30분 분량의 저예산 영화인 [다찌마와 Lee]가 과연 상업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러닝타임으로 보나, 내용면으로 보나 인터넷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임은 증명했지만 이를 커다란 스크린으로 어설픈 저예산의 헛점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마냥 낙관적인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공짜로' 감상하는 관객과 돈을 지불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의 느낌은 분명 다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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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인 임원희씨가 필자의 블로그에 남긴 글. 정말 친근감 넘치는 이웃집 형같은 배우다 ^^


그렇기에 탄탄한 캐릭터 브랜드의 가치를 지니고 있던 '다찌마와 리'는 무려 8년간 침묵을 지켰고 대신 류승완 감독은 충무로의 여러 메이저 영화들을 섭렵하며 자신의 내공을 탄탄히 쌓아올렸다. 그동안 [다찌마와 Lee]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많은 작품들에서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펼친 임원희, 연기력과 흥행력을 고루갖춘 배우로 자리매김에 성공한 류승범, 감초같은 조연으로 인지도를 높힌 안길강 등 이제는 영화계에서 어느정도의 파워를 지닌 배우로서 성장했다.



2.극장판으로의 업그레이드

이제 조건은 갖춰졌다. 류승완 감독의 [야차]가 겨울 촬영장면 때문에 제작이 지연되자, 류 감독은 미뤄왔던 '다찌마와 리'의 극장판 각본작업에 착수했다. 문제는 전작 [다찌마와 Lee]와 같은 '단일장르' ([다찌마와 Lee]는 협객영화의 단일형태를 띈다)로는 극장용 러닝타임을 채우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극장판으로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그는 영화를 두 부분으로 구성했다. 전체적인 첩보물 분위기를 유지하되 영화의 중간부분에 무협영화의 곁가지를 삽입하는 것.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이렇게 [(속)다찌마와 리]는 여러 변종 장르의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로 탈바꿈했다. 007을 흉내낸 과거 첩보물의 분위기를 유지하다가 어느 순간 만주 웨스턴으로 변하는가 하면 이어서 장철의 '외팔이 시리즈'가 튀어나온다든지, 미션 임파서블(제5전선)의 클리셰가 등장하는 식의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있다. 이는 과거 임원희가 출연했던 단순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과거 6,70년대의 정서를 이해하는 관객들이라면 [(속)다찌마와 리]는 극장판 용도로 업그레이드된 작품으로서 손색이 없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3.웃음의 코드를 찾아라!

시사회 풍경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관객석에서는 어림잡아 3분에 한번꼴로 웃음이 터져나왔고, 필자 옆에 앉아있던 두 분의 여성관객은 거의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웃어 제끼더라. 이는 관객들이 [(속)다찌마와 리]의 유머코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방증일텐데, 실제로 영화는 초반 10분 안에 승부수를 띄웠다. 즉, '앞으로 이 영화는 이런 방식으로 당신들을 웃길터이니, 이 점을 유념해 감상하길 바란다'는 의미의 공지사항인 셈이다.

이같은 [(속)다찌마와 리]의 유머코드는 매우 다채롭다. 오로지 6,70년대의 키치적 요소만으로 승부했던 [다찌마와 Lee]와는 달리, 이번에는 영화 곳곳에 생각지도 못했던 폭소의 장치가 숨어있다. 화장실 유머부터 시작해서, 각종 패러디에 심지어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네티즌을 일순간 움찔하게 만들면서도 파안대소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숨막혀 질식할 정도로 넘쳐난다.

ⓒ 외유내강. All rights reserved.


배우인 임원희는 필자와의 인터뷰 도중 "이 영화의 코드를 제대로 읽는 관객은 90분을 정말 정신없이 웃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에겐 [(속)다찌마와 리]는 정말 이상한 영화가 될 것'이라며 약간의 우려를 나타냈는데,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속)다찌마와 리]는 과거 6,70년대 한국영화의 추억을 간직한 30대 중반이후의 관객부터 오늘날 다운로드로 영화를 내려받는 10대의 네티즌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폭넓은 웃음의 장을 만들어냈다.


4.액션의 미학

[(속)다찌마와 리]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바로 액션이다. 전작이 그러했듯 이번에도 액션의 방향은 크게 두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의도된 합의 엉성함이 드러나는 코믹 액션. 두 번째는 무술감독 정두홍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제대로 된 액션씬이다. 특히나 주인공이 '외팔이식 무술'을 익혀 악당들과 일당백의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한국영화에서 간만에 보기 드문 그림이 연출되는 하이라이트다.


5.배우들의 열연

이 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주연 임원희의 연기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캐릭터 '다찌마와 리'와 혼연일치된 연기를 보여주면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진상 8호'가 죽어갈때 그들 붙들고 오열하는 부분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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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연은 그녀의 필모그래피 중 그 어떤 작품보다도 아름답게 나오며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박시연이란 배우가 이렇게 매력적인 여성인줄 첨 알았다), 공효진이나 황보라 등의 연기도 매우 안정되어 있다. 전작에서 각각 악역을 맡았던 류승범과 안길강의 다른 캐릭터도 기대이상의 재미를 선사하지만 무엇보다 왕서방 역을 맡은 김병옥의 짝퉁 중국인 연기가 압권이다.

이와는 별개로 정두홍의 까메오 등장씬 또한 배꼽을 잡을 만한 장면이니 눈여겨 보실 것.


6.총평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유머와 액션의 과잉연출이 빚어낸 진귀한 장르영화다. 대다수의 관객들은 정신없이 몰아붙이는 웃음의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긴채 90내내 웃다가 극장문을 나설 것이며, 이를 계기로 침체된 한국영화계는 진정한 캐릭터 브랜드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한번 고려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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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조언드리고 싶은것은 [(속)다찌마와 리]를 보러갈 관객이라면 일단 실컷 웃을 준비를 하고 가시라는 거다. '그래 너 얼마나 웃기나 보자'가 아니라 '나 얼마든지 웃길 준비가 되어있어'라는 마음가짐으로 관람에 임한다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얻게 될 것임을 보증한다. 그리고 이런 영화일수록 극장에서 봐야 웃음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건 극장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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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08.8.13일자 다음 블로거뉴스 이슈트랙백 베스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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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2008.8.16일자 다음 블로거 리뷰 베스트에도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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