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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을 들다 - 진부하지만 감동적이다

페니웨이™ 2009. 7. 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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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살아있는 드라마다. 짧은 순간에 기록되는 선수들의 모습은 그 사람이 평생을 살아온 삶의 기록이며 결과다. 물론 모든 경기가 노력의 결과를 모두 반영하는 건 아니다 . 오히려 스포츠에는 예측불허의 변수가 더 많다. 그래서 예상치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더 열광하며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작년 상반기 최대 화제작 중 하나였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4 아테네 올림픽 최고의 명승부였던 여자 핸드볼 결승전을 연출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일화를 바탕으로, 4년에 한번 주목받을까 말까한 순간의 영광을 위해 피땀흘린 비인기종목 출전자들의 삶을 재치있게 구성해 큰 인기를 끌었다. 주로 야구나 육상 종목이 주를 이루는 스포츠 영화의 흐름으로 보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인 셈이다.

[킹콩을 들다]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 이은 비인기 스포츠를 다룬 작품으로서, 우리에겐 장미란 선수로 알려진 여자 역도라는 비인기 종목의 애환을 그린 영화다. 하지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과는 달리 [킹콩을 들다]의 경우, 스포츠 그 자체를 구심점으로 두기 보다는 학원 드라마에 스포츠 영화의 요소를 절반씩 섞어 만든 작품으로서 이를테면 [코치 카터]에 보다 가깝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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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G엔터웍스/ 씨엘엔터테인먼트. All rights reserved.


실제로 [킹콩을 들다]는 보성의 한 시골학교에서 벌어지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전직 국가대표 출신의 역도부 선생님과 개성넘치는 여섯명의 부원들간에 겪는 사제지간의 의리를 감동적으로 그리는 한편 현 교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전시행정과 관료주의적 체계, 1등만을 지향하는 국민성, 그리고 선수 구타문제까지 꽤 다양한 화두를 건드리고 있다.

따라서 포스터만 놓고 보면 이 영화를 단순 코믹물로 오인하기 쉽지만 내용 자체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물론 간간히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코믹스런 요소도 풍부하나 때론 위태로울 정도의 신파조로 흐르는 경향이 이곳저곳에서 감지되며 감정의 과잉을 드러내곤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신파와 코믹, 감동의 밸런스가 적절하기 때문에 관람하는데 딱히 큰 불편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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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G엔터웍스/ 씨엘엔터테인먼트. All rights reserved.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몽정기], [고사]에 이어 세 번째로 교사역할을 맡은 이범수는 특유의 코믹 시츄에이션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정극 연기로 캐릭터를 이끌어 나가며 워낙 조연들의 비중이 높은 드라마인지라 여주인공으로 선발된 조안은 크게 눈에 띄게 튀거나 하지는 않지만 단지 반반한 얼굴로 먹고사는 배우가 아닌 진짜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연한 것 자체만으로도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슈퍼스타 감사용]의 경우처럼 과연 이렇다할 스타급 배우 없이 다소 도식적인 내용과 감동만을 가지고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또한 별다른 감흥없는 타이틀 [킹콩을 들다]의 안티스런 작명센스도 영화의 흥행에는 별 도움이 안될 듯. 다만 좋은 영화를 자발적으로 찾아내 입소문의 힘을 얻는 최근 한국 극장관객들의 양상으로 볼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스포츠처럼 드라마틱한 이변을 연출할지의 여부가 기대된다.


P.S: 본문에서는 빼먹었지만 악역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도 상당히 괜찮다. 시사회장에서 한 아저씨 관객이 무심코 내뱉은 말. "저게 개새X구만!"   .... 좌중은 그야말로 폭소의 도가니가 되었다. ㅡㅡ;;;

* [킹콩을 들다]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RG엔터웍스/ 씨엘엔터테인먼트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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