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관한 잡담

[독수리 5형제] 극장판 복원작업 공개

페니웨이™ 2011. 11. 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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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페니웨이™님은 어떻게 자료를 구하시나요? 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오프라인을 많이 활용합니다. 일찍 퇴근하는 날에 청계천변에 있는 옛날 비디오 상점을 뒤진다던가 폐업세일하는 곳을 뒤적뒤적하다보면 뜻밖의 수확을 거둘 수 있습니다. 지금은 청계천변 재정비로 인해 그런 비디오가게가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습니다만 예전에는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었죠.


그 다음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해외시장을 이용하는 겁니다. Ebay를 비롯한 해외 오픈마켓에서는 의외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작품들이 종종 올라오는데,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더 이상 구하기 힘든 국산 애니메이션의 경우 뜬금없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도 접하게 되지요. 얼마전 포스팅을 통해 공개한 [로보트 태권브이] 완전판 같은 경우도 그런 케이스고요. (http://pennyway.net/1747  참조)

다음으로는 개인 소장가들을 통해 입수하는 방법인데, 사실 가장 어려운 루트이기도 합니다. 특히 국내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워낙 자신의 소스를 공개하길 꺼려하는데다 심한 경우는 폭리를 취하려는 분들도 계셔서 여간해서는 도움을 얻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지요. 그럼에도 개중에는 정말 좋은 분들이 계십니다.

[독수리 5형제] 같은 경우는 수소문끝에 지방에 사시는 어느 맘 좋은 소장가께서 기꺼이 협조를 해준 덕택에 구할 수 있었던 작품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만 그 분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 

재미없는 서론은 이쯤에서 마치고, 예전에 제가 한국영화 복원작업을 한다고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http://pennyway.net/1673 참조) 그 때는 여유가 좀 생겨서 이런저런 뻘짓을 했었는데 다시 정신없는 일상으로 돌아온지라 한동안 손을 놓고 있었더랬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불이 붙었는데요, 내친김에 [독수리 5형제] 복원에 대한 잡설을 좀 해볼까 하구요.

제가 받은 [독수리 5형제]는 당근 VHS입니다. 사실 비디오 소스는 DVD가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 구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지라 그닥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존재자체에 감사를 해야 할 상황인게 또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이지요. 어쨌거나 우여곡절끝 에 입수한 [독수리 5형제]를 틀어보니 보관상태가 제법 괘안은 겁니다. 씹힌데도 거의 없고 노이즈나 그런 것도 별로 없는 상태였죠. (아마 고전비디오 수집하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 고충을… ㅜㅜ)

여튼 보관상태가 양호하다고는 하나, VHS소스의 한계는 명확한지라, 이걸 그대로 보존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단 화면의 밝기가 너무 어둡고 화이트밸런스가 안맞아 노란끼가 강한 색감을 띕니다.

게다가 VHS를 디지털로 변환했을 때 화면비가 안맞아 생기는 화면 아래의 지글거림 역시 감상중에 심히 거슬리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양 옆의 검은 바도 제거하면 훨씬 깨끗한 화면이 될 것 같고 말이죠.


또 하나의 문제는 VHS를 트랜스퍼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터레이스 현상입니다. 화면 주사방식에 의한 차이로 인해 생기는 가로줄 같은 것인데 이것 또한 보정을 잘 해주지 않으면 화면에 잔상이 남아 많이 거슬리게 되지요.

그래서 일단 이러한 색감보정 및 화면 Crop을 위한 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모름지기 DVD라면 멋진 메뉴화면쯤은 있어줘야 하는 바, 이런저런 꼼수를 발휘하여 모양새를 갖추기로 했지요. 주로 버철덥을 사용해 작업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이 분야에 있어서는 걸음마 수준이라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낼 실력이 못됩니다. ㅠㅠ

그 결과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변환전의 화면에서는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색감이 느껴집니다만 보정후에는 비교적 선명한 색감을 되찾았습니다.

화면의 불필요한 노이즈 및 검은 바도 깨끗하게 잘라냈구요.

전체적인 색감 특히 하늘색의 경우에는 훨씬 더 자연스러운 색상을 보여주고 있지요.

솔직히 생각보다 약간 밝기가 의도했던 것보다 살짝 더 밝아진 느낌이라 아쉽긴 한데, 최적의 세팅을 찾아서 인코딩하다가 몇 번 실수로 날려먹고 나니 (이걸 또 DVD 변환하는 과정에서 진짜 애먹었습니다) 세팅을 다시 맞추는게 어렵더라구요. ㅜ^ㅜ

 
그리고 인터레이스 현상도 말끔히 해결되었습니다.

다음은 메뉴화면입니다. 뭐 아마추어의 솜씨라 우뢰매닷컴의 운영자이신 lennono님(http://blog.naver.com/lennono) 같은 전문가들의 완성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낫지요.

다음은 표지입니다. 아래의 표지가 원래 대영에서 출시한 비디오 자켓의 표지를 살려서 만든건데 (이건 제 솜씨는 아닙니다) 이게 또 괴악스러운 것이 저 그림은 [독수리 5형제]가 아니라 [철인 007]의 그것인데다, 반대편 표지에는 무려 [로보트 태권브이]가 그려져 있어서 이걸 그냥 쓰기에는 모름지기 뽀대가 나질 않는지라 전체적으로 새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표지가 이겁니다. 전체적으로는 [마루치 아라치]를 출시한 블루미디어의 한국 애니메이션 디스커버리 시리즈 디자인에 맞추어 컨셉을 잡았습니다. 랙에 같이 꽂아도 어색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DVD 라벨은…. 두 방향으로 갈 수 있는데 하나는 라벨지 인쇄 후 부착하는 방법과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이용한 직접 인쇄가 있겠습니다. 컬러라는 면에서는 전자가 좋지만 보관성에 있어서는 후자가 유리합니다. 결국 둘 다 보관하는 걸로….

뭐 그렇습니다. 한국 만화영화 걸작선은 이렇게 하나씩 복원할 예정이구요. 뭐 때가 되면 나중에는 이 모든 작품들이 블루레이로 몽땅 출시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까지 한국에서 자료 관리하는 상황을 봐서는 개인이 알아서 보관하는게 장땡인지라… 이렇게라도 보존해두면 그래도 존재 자체가 사라질 일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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