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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페니웨이 (admin@pennyw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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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컨설팅 디텍티브’ 셜록 홈즈는 1887년 <주홍색 연구>로 데뷔해 명탐정의 롤모델이자 빅토리아 왕조시대 대중문화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작품성이 없다는 이유로 싸구려 문학으로 치부되었던 추리소설은 셜록 홈즈 덕분에 대중문학의 한 장르로 당당히 자리잡을 수 있었고, 이후의 수많은 장르문학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집필로 큰 반향을 일으킨 코난 도일은 한순간에 부와 명예를 얻게 되었지만 그로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셜록의 팬들은 1893년 아서 코난 도일이 발표한 24번째 단편 <최후의 사건>을 읽다가 그만 패닉상태에 빠진다. 냉철한 두뇌와 소름끼치도록 치밀한 관찰력으로 능숙하게 사건을 풀어내는 홈즈가 ‘범죄의 나폴레옹’ 모리아티 교수를 상대로 싸우다가 스위스의 라이헨바흐 폭포에 떨어져 사망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출판사에는 성난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도처에서 홈즈의 죽음을 추모하는 열혈팬들의 행사가 연이어 벌어졌다. 홈즈의 인기를 시셈한 도일이 이를 질투해 홈즈를 죽였다는 얘기가 나돌만큼 졸지에 ‘살인자’ 취급을 당한 코난 도일은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고 투항, <빈집의 모험>을 통해 홈즈를 부활시킨다. 이 사건은 가상의 인물인 셜록 홈즈가 현실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를 보여준 것이기도 했지만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건 이 불세출의 명탐정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또는 죽음 직전의 상황으로 몰고 간) 세기의 범죄자,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가 남긴 라이벌로서의 이미지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최후의 사건>을 보면 모리아티 교수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나오는데, 이를테면 명문가에서 태어나 우수한 교육과정을 마쳤고 수학의 천재로 영국의 한 대학의 수학교수를 맡았던 지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무엇보다 그는 런던에서 발생한 범죄 중 상당수의 흑막임과 동시에 그러한 범죄들을 설계하는 이른바 ‘범죄 컨설턴트’로 홈즈와는 완벽한 대칭점에 선 악의 화신이다.

실제로 <빈집의 모험>에서 셜록 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를 두고 ‘한 세기를 풍미했던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라고 회상하고 있으며, 문제의 <마지막 사건>에서도 자신과 지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라이벌을 만났다고 시인하고 있다. 심지어 <노우드의 건축업자>에서는 ‘모리아티의 죽음으로 인해 런던이 지루한 도시가 되었다’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홈즈와의 대등한 적수임을 알려준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그렇기에 홈즈를 현대적 액션 히어로의 개념으로 재해석한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가 마지막 장면에서 아일린 애들러를 고용한 인물이 ‘모리아티 교수’임을 밝히며 끝을 맺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배트맨에게는 조커가 있고, 슈퍼맨에게는 렉스 루터가 있듯, 숙적인 홈즈와 모리아티의 관계는 이번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설정인 셈이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이번 속편에서도 홈즈는 여전히 사냥모자와 돋보기, 파이프 담배와 함께 베이커가 221B의 하숙집에서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추리 오타쿠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아이언맨’의 이미지로 익숙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셜록의 이름을 빌린 액션 히어로의 성격을 더욱 더 확실히 고착시킨다. 전편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추리극의 요소는 더욱 옅어졌고, 그 공백을 액션과 유머, 그리고 정신없이 부산스런 사건들로 채워 나간다. 거물급 악당인 모리아티 교수와 홈즈의 대면씬에서 느껴지듯 전편과는 달리 악당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은 이 변칙적인 홈즈 이야기의 속편을 기다려 온 팬들에게 있어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다.

분명 정통 수사극을 기대한 셜록키언들에게는 불만스런 부분이 많겠지만 코넌 도일의 원작에 묘사된 각 캐릭터들의 특징들을 뽑아 이를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재미와 결합시킨 시도는 분명 상업영화로서는 진취적인 도전으로 받아들일만 하다. 기존의 셜록 홈즈 영화들과 많이 다른건 사실이나 분명한 건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이 원작을 벗어나 제멋대로 방황하는 작품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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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상당부분 포기하긴 했지만 가이 리치식 셜록 홈즈의 틀은 확고하다. 액션 8, 추리 2 정도의 비율로 진행되다가 막판 20분에 미스터리의 해법을 집약시키는 방식은 아마도 3부작으로 기획된 본 시리즈의 모든 작품에 동일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셜록 홈즈의 현대적 해석이란 관점에서 또 다른 위치를 점하고 있는 BBC 방송의 [셜록]에 비해 참신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여전히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성공적인 프렌차이즈다.

ⓒ Warner Bros. All rights reserved.

2.35:1의 화면비, 그리고 1080p 해상도의 AVC코덱으로 트랜스퍼된 화질은 8점을 받았던 전편과 비슷하거나 이보다 약간 더 앞선다. 특히 피부의 질감까지 또렷하게 표현하는 디테일한 면모는 전편에 비해 월등히 향상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모리아티 역을 맡은 제러드 해리스 거친 피부를 보고 있노라면 왜 브래드 피트같은 꽃미남형 배우가 아니라 이 양반이 악당으로 선택되었는지를 느끼게 만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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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DTS-HD 포맷의 사운드는 여전히 훌륭하다. 특히나 액션씬의 비중이 전편보다 늘어난 본 작품의 특성상 포화소리 같은 중저음의 박력에 더해 미세한 주변음까지 담아내는 사운드의 표현력은 대단히 뛰어나다 하겠다. 여기에 한스 짐머의 웅장한 사운드트랙이 함께하면서 극장 못지않은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다소 오버스런 연출이라는 평을 받았던 숲속 질주장면에서 귀를 쫑긋 세워 보시길.

상대적으로 부가영상의 양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쉽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건 메이킹 필름에 해당하는 ‘Focus Points’인데, 여기에서는 영화에서 중요한 7개의 장면들을 분류한 뒤 이에 대한 스탭진과 배우들의 코멘터리 영상이 수록되어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글자막이 빠져있던 전편과는 달리 본 타이틀에는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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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일반적인 홈즈 영화의 시선으로 바라보기엔 확실히 튀어 보이는 작품이긴 하다. ‘셜록 홈즈’의 타이틀이 주는 미스터리물로서의 기대치가 사라졌고, 막판 20분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내러티브의 허점이 노출된다는 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배우의 개성에 홈즈라는 본연의 캐릭터가 묻혀버리는 등 여러 단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원작에서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최근 영화계의 트랜드에 맞게 재가공한 점은 이 영화가 훌륭한 오락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적어도 이런 홈즈 영화도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가이 리치의 연출력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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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 - 렌티큘러 한정판 - 6점
가이 리치 감독, 레이첼 맥애덤스 외 출연/워너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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