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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본의 아니게 [토르: 다크 월드]가 화제다. 아니, 정확히 말해 영화 자체가 아니라 [토르: 다크 월드]를 상영하는 서울내 CGV 상영관이 없어 올 해 마지막 시즌 최대 화제작 중 하나를 아이맥스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보고 싶은 영화를 가까운 상영관이나 원하는 스크린에서 보지 못하게 된 관객에게 있어 매우 불편한 일이며, 그 비난의 화살은 일단 CGV측으로 돌아갈 확률이 크다.

먼저 말해둘 것은 개봉작의 서울상영관 개봉불발 사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엘리시움]의 아이맥스 개봉시에도 한 차례 문제가 된 바 있고, [몬스터 대학교]는 아예 서울 개봉관을 확보하지 못해 상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들은 영화의 화제성이나 개봉시기 등의 영향으로 큰 이슈화가 되지 못한 채 그냥 잊혀져 버렸다.

그러나 [토르: 다크 월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어벤져스]를 통해 국내에도 많은 팬층을 확보한 마블 코믹스 계열의 히어로물인데다, 딱히 경쟁작이라고 할만한 대체재가 없어서 이번주 [토르: 다크 월드]만을 기다려 온 관객들은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냐고 할테니까 말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이 문제는 이슈화가 되었다.

자, 그럼 문제의 발단으로 들어가 보자.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체인인 CGV측은 지난 9월 1일부터 외화의 수익 배분을 종전 6(배급사)대 4(극장)에서 5대 5로 조정하는 권고안을 각 수입배급사에 통보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그보다 더 이전인 7월, 한국영화 상영 수익배분, 이른바 '부율'을 55(배급사)대 45(극장)로 조정해 사실상 CGV의 수익 지분을 축소하고 대신 한국 배급사의 수익을 늘려주는 결정을 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한국영화의 부율을 조정한 만큼 외화에 대해서도 수정된 부율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인 것이다. 일단 CGV의 입장은 1990년대부터 20년 넘도록 유지해온 외화 부율을 한국영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CGV의 결정에 수입배급사들은 당연히 반발을 하고 있고, 특히 [몬스터 대학교]나 [토르: 다크 월드]의 배급을 맡은 소니픽쳐스 릴리징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가 이같은 부율방식을 완강히 거부한 탓에 [토르: 다크 월드]의 CGV 서울상영관 개봉이 불발되기에 이르렀다. 제대로 된 공지하나 없이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 [토르: 다크 월드]를 오랜 시간 기대려온 관객들의 원성이 자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렇게 단순하게 보아서는 조금 곤란하다. 양측의 입장이 서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CGV측의 표면적인 이유는 한국영화 부율을 5.5대4.5로 바꾸어 한국영화에 수익이 더 많이 돌아 가도록 변경한 만큼 외국영화가 수익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불합리하기에 이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이다. 순수한 시각으로 보자면 CGV의 주장은 틀릴것이 없다. 오히려 지지해 주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수입배급사측은 사전 조율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해놓고 갑작스럽게 부율을 조정하면 그로 인한 타격이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부분은 관객으로서는 체감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간 CGV측이 관람료 인상이나, 각종 독과점 행태를 보이면서 관객들을 배제한 채 늘 일방적인 결정을 내려왔다는 점과 일맥상통한다는 면에서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CGV의 표면적인 이유와는 달리 좀 더 계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 보면 한국영화 부율 조정으로 인한 손실분을 외화에서 가져가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영화 부율은 CGV측이 0.5를 양보한 반면 수입영화 부율은 CGV측이 1을 더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다. 단순 비율로 따지기에는 억지겠지만 여튼 뭐 그렇다는 거다)

두 가지 상반된 주장과 입장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으니, 바로 이런 사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건 관객이라는 점이다. 물론 서울의 관객들은 메가박스나 롯데시네마, 대한극장 등 서울시내의 다른 극장을 찾으면 되긴 하지만 아이맥스 독점 계약권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가장 많은 규모의 상영관을 가진 CGV의 상영 불발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아무리 CGV가 좋은 의도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는 해도 관객들의 이해나 양해를 구하는 그 어떤 제스쳐도 없이 관객을 볼모로 부율 조정을 강행했다는 건 그간 CGV가 보여왔던 일방적이고도 독점적 우위를 지닌 갑의 횡포와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이번 부율 조정을 만에 하나 실패로 돌아간다면 한국영화의 부율 조정에 따른 손실을 외화에게서가 아닌 관객의 호주머니에서 털어내기 위해 관람료 인상 카드를 꺼내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수입사도 그렇다. CGV의 주장이 맞다면, 부율 조정 문제는 이미 6월부터 각 배급사에 하달되어 지금은 거의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야 할터이다. 기존의 부율이 지나치게 수입배급사에게 높이 책정되어 있었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백번 양보해서 바로 코앞에 닥쳐서 통보받은 내용일 지라도 이미 [몬스터 대학교] 사태를 통해 이런 문제를 예측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어찌되었든 이번 [토르: 다크 월드] 사태는 당사자들의 이익과 힘겨루기에 급급해 관객의 편의를 완전히 배제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 하겠다.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외화수익의 부율 조절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응당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지금의 사태는 분명히 잘못되어 있다. 아무리 극장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아무리 돈이 많이 들어간 대작이라 해도 결국 관객이 찾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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