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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은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2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점점 진화하는 세계관과 더불어 스케일을 키워온 마블 영화를 생각할때 [앤트맨]은 꽤 이질적인 느낌을 줍니다. 아무리 원작에서 어벤저스의 오리지널 캐릭터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앤트맨을 투입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되는 것도 부인할 순 없지요.

일단 [어벤져스]를 떼어 놓고 [앤트맨]에만 집중해보도록 합시다. [앤트맨]은 범죄자의 길에서 벗어나 (사실 그 범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명분있는 의적질에 가깝습니다만...) 제대로 된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한 소시민의 이야기입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하워드 스타크와는 대척점에 있던 행크 핌 박사의 마수(?)에 걸려들어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요.

내러티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앤트맨]은 중국 무협물의 서사구도와 매우 닮아있습니다. 즉 절대무공의 비밀(핌 입자)을 가진 사부(행크 핌)가 있고, 그에겐 야심만만한 수제자(대런)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부는수제자에게 비기를 전수해주지 않습니다. 수제자는 크게 실망해 사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사부는 새로운 제자(스콧 랭)를 찾아 비기를 전수해주죠. 이를 알게 된 수제자와 새 제자가 격돌하게 되고... 뭐 그런 얘기입니다.

무협물의 서사와 더불어 [앤트맨]은 전형적인 하이스트 무비의 장르적 외피를 걸치고 있습니다. 사실 특정 장르물의 색체를 추구하는건 마블의 관행처럼 시도되고 있는데, [토르]가 셰익스피어 희곡을, [퍼스트 어벤져]가 전쟁영화의 포맷을,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가 에스피오나지 첩보물을 표방한 것처럼 [앤트맨] 역시 캐릭터의 성격에 가장 맞는 장르를 취합니다.

결과물도 나쁘지 않습니다. 개미만한 슈퍼히어로라는 한계를 생각해보면 애초에 비주얼로 압도할만한 블록버스터는 좀 무리였을 것이고, 이 때문에 신체적 특성과 주인공의 직업(?)을 살려 적진의 기술을 빼오는 미션을 부여한 건 현명한 선택입니다. 덕분에 영화는 화려함과 중량감보다는 아기자기함과 미시적 관점에서 오는 코믹한 상황에서 훨씬 더 큰 재미를 보여줍니다.

[어벤져스]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앤트맨]이 어느 정도의 시너지를 줄 것인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팰콘과의 코믹한 대결장면만 보더라도 앤트맨의 어벤져스 합류가 그리 나쁘진 않을 거라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합니다. 스토리의 짜임새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더러 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오락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P.S

1.쿠키장면은 두개 입니다. 크래딧 중간과 크래딧이 다 끝난 후. 개인적으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서막을 알리는 마지막 쿠키에서 두근두근.

2.원래 이 작품을 맡기로 한 사람은 에드거 라이트 감독입니다. 사정상 중도하차하긴 했지만 각본가에 그의 이름이 올라온 것 처럼 영화의 곳곳에 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3.행크와 딸 호프의 갈등해소는 좀 뜬금포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이더군요. 한 하나의 유머를 위해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깊이를 제거해버린 매우 좋지 않은 선택이랄까요.

4.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해야하나... 딸내미 방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말 그대로 발상의 전환에서 오는 재미가 풍성합니다. 토마스 열차가 그렇게 웃긴 소도구로 쓰일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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