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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이 돌아왔다. 전작으로부터 무려 6년만이다. 구예도 감독의 [엽문전기]가 국내에선 [엽문 3]로 소개되고 같은 감독의 [엽문: 종극일전]을 [엽문 4]로 개봉하는 촌극까지 벌어지는 바람에 관객들에겐 [엽문] 시리즈 자체가 조금 식상하게 다가오는 착시현상도 있을 법 하다.

어쨌거나 이번에 개봉한 [엽문 3: 최후의 결전]은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이 만든 진짜 엽문 시리즈다. 개화기 중국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거치며 가라데, 홍가권, 서양 복싱 등과 겨뤘던 엽문은 이제 누가 정통 영춘권의 계승자인지를 두고 또다른 영춘권 고수와의 대결에 직면한다.

중화사상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던 1,2편과는 달리 3편에서는 엽문의 개인사와 영춘권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에 서방 열강의 지배가 낳은 부작용의 여파로 엽문이 겪는 위기는 지난 작품들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게 그려진다. 목숨을 건 투쟁이 없다보니 이 자리를 대신하는 신파와 드라마의 깊이는 좀 더 옅어진 느낌이다.

1,2편의 무술 안무를 맡았던 홍금보를 빼고 [일대종사]의 원화평을 영입한 건 손동작을 강조한 전편에서 탈피해 영춘권이라는 무술의 다변화를 시도한 증거다. 홍금보가 추구한 영춘권이 거칠고 압도적인 타격감의 근거리 기술임을 강조했다면 원화평의 영춘권은 보다 유연하고 대응력이 뛰어난 실전 무술의 이미지를 강조한다.

영화 속의 시간도 흘렀지만 현실에서 6년이란 세월의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는 않은 듯 견자단의 모습은 조금 수척해지고 몸놀림이 둔해진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견자단을 대신할 대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새로운 무술 액션스타로 떠오르는 장진의 액션도 나쁘진 않지만 여전히 견자단의 아우라엔 미치지 못한다. 어느덧 정극 연기에서도 감정선을 이끌어내는 견자단의 모습에서 중견 배우로서의 관록이 느껴진다.

P.S:

1.우려했던 마이크 타이슨과의 대전이 사족처럼 다루어진 건 어찌보면 다행스럽다.

2.청년 이소룡과의 인연은 안넣자니 아쉽고 넣자니 어딘가 이상한 계륵 같은 존재.

3.무에타이를 쓰는 자객과 싸우는 롱테이크 장면을 주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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