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작열전(怪作列傳)

괴작열전(怪作列傳) :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 - 전설속의 괴작을 파헤치다!

페니웨이™ 2007. 11. 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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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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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의 로망을 아우르는 SF계의 전설적인 6부작 [스타워즈]는 전세계에 엄청난 팬들을 가지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가 자주 드나드는 DVD Prime 사이트에서는 [스타워즈 Ep.3: 시스의 복수]가 개봉되었을 때, 게시판 전체가 스타워즈로 도배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비록 극장판 [스타워즈] 시리즈는 6부작으로 끝을 맺었지만 [스타워즈]의 창조자 조지 루카스 감독은 100부작 TV시리즈와 [클론워즈 3D]의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여전히 [스타워즈]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잠깐. 이거 '괴작열전' 코너가 아니던가요? 갑자기 괴작들을 다루는 리뷰에서 [스타워즈]얘기가 왜 나오는겁니까? 하고 반문하시는 분들, 거참 성급하시긴... 후후후.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괴작열전' 시리즈 중에서 가장 쇼킹하면서도 여러분들을  떡실신, 내지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몰고갈 작품이 있으니까 말이죠.

[스타워즈]의 광적인 팬을 제외하고, 그냥저냥 '스타워즈를 다 섭렵했다'고 생각하는 분들께 질문을 하나 드릴까요? "[스타워즈 Ep.4: 새로운 희망]의 후속편은 무엇입니까?" 하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아마 열이면 열, "그야, Ep.5인 [제국의 역습]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질문이라고... 맞을래요?" 라며 반문할 것입니다. 실제로 제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돈까지 걸자고 하더군요. ㅡㅡ;;  

그러나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시는 분들, 아쉽지만 틀렸습니다. 최초의 [스타워즈]인 [새로운 희망]의 바로 다음 작품 -일명 씨퀄(Sequal)이라고 하는- 은 바로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이라는 작품입니다.


주의!  이후의 리뷰는 [스타워즈]의 팬들이 읽을 시에 구토, 발열, 오한, 실신 및 그밖의 정신착란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니 이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으잉?' 하는 분들도 꽤 되실텐데요, 이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이야 말로 [스타워즈] 매니아들 사이에선 한동안 '그런 작품이 있었다더라~'식의 전설로 회자되었던 괴작중의 괴작이요, 조지 루카스 감독에게는 지우고 싶은 악몽으로 남아있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음지에 묻혀있던 [홀리데이 스페셜]은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그 존재가 만천하에 공개되고 말았지요.

ⓒ CBS. All Rights Reserved.

바로 이 작품, 전설속의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이다!


1977년에 시대를 초월했던 대작 [스타워즈 Ep.4]가 천문학적 수치의 흥행기록을 세우자, TV 방송사인 CBS는 영화의 주연 배우들을 기용해서 ‘명절 특집극’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뜻밖에도 이러한 계획은 모든 배우의 동의하에 순탄하게 이루어져, 1978년 11월 17일, 97분짜리 TV 영화로 전미국에 방영되었지요. 이것이 바로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홀리데이 스페셜]은 급격히 사람들의 뇌리속에서 잊혀져가면서 급기야는 그런 것이 존재했는지 조차 의심스러운 '전설의 고향'이 되고 말았습니다. 첫방송 이후로 일체의 재방송은 물론이거니와 부가판권 시장에서 조차 상품화되지 않은 관계로 이 작품은 그야말로 초 울트라 메가톤급 레어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홀리데이 스페셜]이 방송을 타자 그것을 본 루카스 감독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실제로 조지 루카스 감독은 이 작품이 다시는 방송되지 못하도록 갖은 조처를 취했고, 방송국의 마스터 카피를 비롯, 공중파를 통해 녹화된 모든 카피를 사들이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엔 실패했지요. 오죽했으면, 호주의 한 회견장에서 "내게 충분한 시간, 그리고 쇠망치가 주어진다면, 이 작품의 모든 해적판을 찾아내 박살내 버리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랍니다. ㅡㅡ;;;


자, 이쯤되면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하는 궁금증이 마구마구 샘솟지 않습니까? 현재 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는 '정식 루트'는 없습니다. 다만 인터넷에 몇가지 동영상 클립이 올라와 있는 상태고, 이베이에서는 짝퉁 DVD가 제법 그럴듯한 포장을 한 채 판매되고 있을 뿐입니다. 필자는 후자의 방법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돈이 썩어나는게냐!) ㅡㅡ;;

짝퉁 [홀리데이 스페셜]의 DVD 패키지. 무려 메뉴화면까지 뜬다!
  ㅡㅡ;;;


[홀리데이 스페셜]은 '명절 특집'이라는 기획에 맞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키족인 츄바카는 자신의 고향별 카쉬크로 돌아가 부인과 아이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명절인 라이프 데이를 보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와 츄바카(피터 메이휴 분)가 타고 있는 밀레니엄 팰콘이 제국군의 추격을 받는 바람에, 고향별로 가는 귀향길이 지체되고 맙니다. 당연히 츄바카의 가족들은 걱정이 되겠지요.  이후의 이야기는 차마 정리해서 언급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뒤죽박죽이 됩니다.

ⓒ CBS. All Rights Reserved.

아... 안습의 도가니탕!


사실상 [홀리데이 스페셜]의 주연은 스타워즈의 오리지널 멤버라기 보다는 츄바카의 고향별에 있는 가족들입니다. 상상이 가십니까? 원숭이 털복장을 한 우키족 패밀리가 1시간 반에 달하는 영화내내 '우워~' '캬르릉~" "키아악~"하는 모습이.... ㅠㅠ 더 큰 문제는 이 영화가 도대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는 겁니다. 아무리 플롯이 빈약한 영화라도, 관객들은 "아, 이게 이런 내용이구나' 정도는 되는데 [홀리데이 스페셜]에는 그게 전혀 없습니다. 스토리가 증발된 [스타워즈]라....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 CBS. All Rights Reserved.

이쯤되면 조지 루카스 옹께서 필사적으로 [홀리데이 스페셜]을 [스타워즈]의 호적에서 파 버리려고 했던것도 이해가 갑니다. [스타워즈 Ep.4]에서 느꼈던 전율을 영화시작 1분도 안되어 앗아가는 마력을 지닌 작품이 바로 [홀리데이 스페셜]이기 때문이지요. (오해하실까봐 밝혀드리자면, [홀리데이 스페셜]의 감독은 (당연하게도) 조지 루카스가 아닙니다. 스티브 바인더라는 다소 생소한 인물이 감독을 맡았죠.

그러나 필자를 놀랍게 한 사실은 정말로 [홀리데이 스페셜]에 [스타워즈]의 오리지널 캐스팅 멤버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루크 스카이워커' 마크 해밀과 '레아 공주' 케리 피셔를 비롯, 해리슨 포드와 피터 메이휴, 심지어 다스 베이더의 목소리를 맡은 제임스 얼 존스 까지 그대로 캐스팅이 되었습니다. [홀리데이 스페셜]의 완성도를 생각할 때 이 부분은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있습니다. (관련자료에 의하면 [스타워즈]의 흥행 성공을 축하하는 차원에서 배우들이 기꺼이 촬영에 협조했다고 하더군요)

ⓒ CBS. All Rights Reserved.

이 캐스팅이 이런 작품에 가능이나 한거냐!


그렇지만 [홀리데이 스페셜]가 보여준 극악의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 건질 만한 두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레이 공주(케리 피셔 분)가 노래하는 부분인데, 스타워즈의 주제곡을 번안해 부른 일종의 서비스 씬이지요. ^^

ⓒ CBS. All Rights Reserved.


그리고 또 하나는 작품속에 삽입된 10분 정도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 만화영화를 말하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클론워즈] 이전에 [홀리데이 스페셜]에는 츄바카의 아들 ‘럼피’의 앞에 느닷없이 펼쳐지는 10분 정도의 애니메이션이 담겨있습니다. [스타워즈]의 작품속에 애니메이션을 삽입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애니메이션에 바로 '보바 펫'이라는 현상금 사냥꾼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 CBS. All Rights Reserved.

[스타워즈] 최초의 애니메이션이자, 보바 펫의 등장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작품.


보바 펫이 [제국의 역습]부터 등장한 캐릭터로 알고 계신 분들은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스타워즈 지식'을 업데이트 하시기 바랍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보바 펫은 자신의 직업인 현상금 사냥꾼으로 등장하며, 다스 베이더에게 고용된 하수인으로서 그려집니다. 놀랍게도 조지 루카스는 [홀리데이 스페셜]의 존재를 한사코 지우려 했으면서도, 자신의 '적자(嫡子)'인 [제국의 역습] 가운데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시킴으로서 외전들에 묘사된 설정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는 서비스 정신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프리퀄 시대에 넘어가서도 아버지인 장고 펫과 더불어 소년시절의 보바까지 등장시킴으로 이 캐릭터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착을 보여주게 되지요.

이렇듯 [홀리데이 스페셜]은 참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괴작입니다. 실제로 [스타워즈]의 팬 중에는 이 작품을 접하고 며칠간 악몽에 시달리신 분들도 계시며, 저 역시 이 작품이 주는 무시무시한 '어둠의 포스'에 굴복해 한동안 사경을 해매야 했습니다. ㅡㅡ;; 오죽하면 [홀리데이 스페셜]이야 말로 시스족의 사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괴담까지 나왔겠습니까!


[스타워즈]와 관련된 일이라면 모든 통제권을 행사하며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 루카스 감독이 [홀리데이 스페셜]을 DVD의 서플먼트로도 사용하지 않으려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 작품은 어떤 형태로든 '정식'으로 상품화 될 일이 없을 듯 합니다. 혹시 모르죠. 몇십년후에는 박물관에서 이 작품의 감춰져 있던 마스터 필름을 보게 될 수 있을지도요.


P.S: 루카스 감독이 [홀리데이 스페셜]의 설정을 사용한 또 한가지 부면은 바로 츄바카의 고향인 카쉬크 행성입니다. 이는 [스타워즈 Ep.3: 시스의 복수]에서 보다 구체화 된 모습으로 등장하며, 마스터 요다가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지는 주요 격전지로서 그려집니다. 그러고 보면 루카스 감독도 [홀리데이 스페셜]의 '다크 포스'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는 못했나 봅니다 ^^


*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CBS. 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 참고 스틸: 스타워즈 (ⓒ Lucas Arts LT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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