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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작열전(怪作列傳) No.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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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과 아이언맨, 헐크 등 슈퍼히어로들이 속속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가운데,  얼마전 [다크 나이트]의 흥행대박에 크게 고무된 워너측에서는 [슈퍼맨 리턴즈]의 후속편 [맨 오브 스틸]의 제작을 전면 백지화하고 시리즈를 좀 더 어두운 분위기로 리부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본격적인 슈퍼맨 시리즈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있어서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슈퍼맨 리턴즈]는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전세계 4억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냈던 성공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슈퍼맨 리턴즈]가 '실패작'이었다는 뜬금없는 편견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만, 이 작품에 들어간 제작비(약 2억 5천만 달러)에 비해 북미쪽 흥행수익(약 2억 달러)이 저조했을 뿐이지 전체적인 틀을 놓고 본다면 [슈퍼맨 리턴즈]는 결코 실패작도 아니었고, 전작들(슈퍼맨 3,4)이 말아먹은 작품의 퀄리티를 다시 [슈퍼맨 2]의 수준으로 복귀시킨 수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액션연출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시리즈의 연속성을 고려해 본다면 [슈퍼맨 리턴즈]는 차기작을 위한 준비단계였을 뿐 이를 두고 성급히 판단할 문제는 아니었지요.

ⓒ Warner Bros. Pictures/ DC Comics. All rights reserved.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을 계승한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


다만 워너측에서 보자면 [슈퍼맨 리턴즈]의 흥행수익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만은 사실이었습니다. 실제로 올해 개봉한 [다크 나이트]의 경우는 전세계 10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으니, [슈퍼맨 리턴즈]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이긴 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느와르 스타일의 슈퍼히어로물이 관객에게 어필한다는 것을 안 이상 워너의 중역들은 '슈퍼맨'마저도 성인취향의 어둠고 진지한 분위기로 포장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맨 리턴즈]의 브랜든 루스가 말했듯 '이미 [슈퍼맨 리턴즈]에서 슈퍼맨의 어두운 심리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에 원작의 성격이 다른 배트맨과 동일한 테마를 추구한다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암튼 뭐 이런 저런 얘길 해봤습니다만 이미 괴작열전 시간을 통해 슈퍼맨 관련영화가 두편이나(슈퍼맨 4, 슈퍼걸) 소개된 터라 슈퍼맨도 잘못 삐끗하면 얼마든지 괴작이 될 수 있다는 걸 워너측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또 한편의 '괴작 슈퍼맨'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몇주간에 걸쳐서 계속 슈퍼히어로 관련 괴작들만 소개해드렸는데요, 그 중에서 간간히 터키산 괴작들을 언급하곤 했는데 왜 정작 터키산 영화는 본격적으로 소개를 안해주는 거냐는 몇몇 분들의 요청에 의해 비교적 강도가 쎈 터키 영화 한 편을 선정해봤습니다. 바로 [Süpermen dönüyor]라는 작품입니다.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손으로 그린듯한 안습의 오프닝 슈퍼맨 로고. 쩐다.. ㅡㅡ;;


[Süpermen dönüyor]는 직역하면 놀랍게도 '슈퍼맨 리턴즈' 라는 뜻입니다. (혼동방지차원에서 이후 [터키 슈퍼맨]으로 표기하렵니다 ㅠㅠ) [터키 슈퍼맨]은 무려 1979년작으로서 리처드 도너의 역작 [슈퍼맨]과 같은 해에 태어난 작품으로서 감독인 Kunt Tulgar는 이미 1974년에 [Tarzan korkusuz adam](타잔 더 마이티맨)이라는 짝퉁 타잔 영화로 그 진가를 드러낸바 있는 괴작전문 감독이지요.

각설하고 일단 영화먼저 보시지요. [터키 슈퍼맨]은 슈퍼맨이 어떻게 지구에 오게 되었는지를 아주 친절한 나레이션을 통해 알려줍니다.


우리는 이름으로 식별된 여분의 사물을 눈으로 볼 뿐이다.

우리가 밤하늘을 볼 때 어떤 별은 밝고 어떤 별은 흐릿함을 보게 된다.

옛날 옛적 그 밝게 빛나는 별 들 가운데 가장 밝은 '클립톤'이란 별이 있었다.

클립톤. 그건 에메랄드를 상기시키지만 이 별은 에메랄드보다 훨씬 밝게 빛났다.

옛날 옛적 이 별에는 진보된 문명의 시민들이 살고 있었다.

어느날, 가스가 혼합되어 폭발을 일으켰고, 이는 우주를 휩쓸고 지나갔다.

클립톤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족을 보존하고자 했고, 자신들의 리더의 갓 태어난 아들을 로켓에 태워서 우주로 발사했다.


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얘긴데, 사뭇 3류틱하군요. 네,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과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만 제작비의 압박 때문인지 자막으로 해결하는 이 미칠듯한 센쓰!  캬~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슈퍼맨의 성장과정은 어디가고 이미 어른이 된 타이푼(이놈이 말하자면 클락 켄트입니다 ㅡㅡ;;)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집에 돌아와 철부지 아들마냥 아빠, 엄마한테 아양을 떱니다. 한심한 듯 아들을 쳐다보던 아버지는 그를 불러앉혀놓고 긴히 할말이 있다면서 타이푼의 출생에 대한 충격적인 말을 하죠.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ㅡㅡ;; 그러면서 녹색 돌맹이를 하나 쥐어주는 어머니..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타이푼은 그대로 짐을 싸서 집을 나가 어디론가 이끌려 갑니다. 마침내 도착한 곳은 어느 산 기슭에 위치한 동굴. 이 안에서 그는 녹색 클립토 나이트에서 나는 목소리를 따라 이리저리 동굴을 해매다가 친아버지의 환영과 조우합니다. 자세한 상황설명을 들을 새도 없이 얼떨결에 슈퍼맨으로 각성하게 된 타이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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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그는 이제 모 신문사에 취직해 알레브라는 여성과 일을 하게 되는데, 알레브의 아버지 해틴 박사는 유명한 학자로서 7광년이나 떨어진 클립톤 행성에서 날아온 운석이 가진 놀라운 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이었습니다. 이에 야심을 품은 정부관료 에크렘은 이 클립토 나이트를 이용, 세계의 부와 권력을 쥘 야망을 불태우며 클립토 나이트를 손에 넣기 위해 해틴 박사의 딸 알레브를 납치하려 합니다.

남모르게 알레브를 짝사랑하던 타이푼은 곧 슈퍼맨으로 변신, 악당들을 물리치게 되고 뜻하지 않은 불청객에 적잖이 당황한 에크렘 일당은 이번에는 해틴 박사를 직접 납치하기에 이르는데....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슈퍼맨]을 비디오 버전으로 압축시켜놓은 듯한 플롯의 [터키 슈퍼맨]은 영화 초반부터 괴작의 극치를 보여주는데요, 바로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슈퍼맨의 메인 타이틀곡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OST의 8할은 대부분 [슈퍼맨]의 오리지널 테마를 그대로 가져다 썼더군요. 더 웃기는건 타이푼이 은행에서 나오는 씬이 있는데 여기서는 무려 '007 영화의 메인 테마'가 흘러나와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는 겁니다.

특수효과의 조악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요, 슈퍼맨 영화의 백미인 비행장면은 말그대로 '블루 스크린'을 연상시키는 희한하게 파란 화면에 슈퍼맨 배우의 모습을 짜집기 해놓은데다가 같은 비행씬이 수차례나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나마 예산의 압박 때문인지 로이스, 아니 알레브와의 비행 데이트 장면은 아예 찍지도 않았더군요.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또한 특수효과의 한계 때문에 슈퍼맨의 활약은 대부분 완력으로 해결되는데요, 눈에서 레이저 광선이 나간다던가, 날아오던 총알이 슈퍼맨의 몸을 맞고 찌그러지는 등의 고급 특수효과는 기대하지도 않습니다만, 이건 뭐 슈퍼히어로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몸빵 액션에만 치중합니다. 슈퍼맨과 보통인간의 주먹싸움이라... 이게 가당키나 합니까?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둘이 행복하게 오손도손 살자고 메달리는 알레브의 구혼에도 불구하고 (뭐 나중에 가서는 타이푼 스스로 지가 슈퍼맨이라고 정체를 밝히는 막장크리를 보여주니 이거 원.. ㅡㅡ;;) 슈퍼맨이 자신의 고향별 클립톤을 찾아 떠나야한다며 거절하는 앤딩장면입니다. 물론 [터키 슈퍼맨]의 '정식 속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이 부분의 내용은 정말 기묘하게도 2006년작 [슈퍼맨 리턴즈]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거든요. 참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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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습닷컴.com


주연을 맡은 Taifun Demir(실제 이름도 타이푼이군요 ㅡㅡ;;)는 얼핏보면 클라이브 오웬을 살짝 닮기도 한 거구의 사나이인데요, 안타깝게도 [터키 슈퍼맨]이후 영화 활동은 접었는지 그 이후의 행적이 묘연합니다. 희대의 슈퍼맨 크리스토퍼 리브에 맞서 슈퍼맨 역을 맡은 용기가 가상한데 말이죠. 이렇게 영화 한편 찍고 사라지는 배우가 어디 한두명이겠습니까만...

ⓒ Kunt Film. All rights reserved.


아무튼 뭐 이런 영화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를 즐겁게 해주긴 합니다만 간만에 강도가 쎈 괴작을 봤더니 뭔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기분입니다. 이렇게 된 이상 터키산 괴작 시리즈나 함 진행해 볼까요?

P.S: 오랜만에 스틸 저작권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작품을 다루게 되어서 다른때보다 스틸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로딩의 압박이 있었다면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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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2008년 12월 4일자 미디어몹의 메인기사로 선정되었습니다.





* [터키 슈퍼맨]의 모든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 Kunt Film.에 소유됨을 알립니다. 그래봤자 무판권 영화라 저작권을 주장할 사람도 없겠지만.

Superman™ and all related characters and logos are the properties of DC Comics and Warner Bros.

* 참고 스틸: 슈퍼맨 리턴즈 (ⓒ Warner Bros. Pictures/ DC Comic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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