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영화/ㄱ 33

[블루레이] 고질라 vs. 콩 - 몬스터버스의 화려한 피날레

몬스터버스의 화려한 피날레 1962년, 혼다 이시로 감독이 만든 [킹콩 대 고지라]는 개봉 당시 미국과 일본의 거대 괴수가 격돌하는 국적 초월의 크로스오버로 화제를 모아 고지라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다. 이 작품이 특히 의미가 있었던 건 고지라 시리즈 최초의 컬러 영화라든가 와이드스크린을 적용했다는 것과 같은 외적인 요소 외에도 일본의 토호사와 [킹콩]의 저작권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RKO사의 전격적인 합의하에 진행된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 이후로 고지라 시리즈는 일명 vs. 네이밍을 채택하게 된 쇼와 시리즈의 기반을 마련해 명실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 프렌차이즈로 발돋음 했으며, 1930년대에 제작된 [킹콩]과 속편인 [콩의 아들] 이후 ..

영화/ㄱ 2021.08.09

[블루레이] 굿 라이어 - 영화를 이끄는 명품 배우들의 힘

영화를 이끄는 명품 배우들의 힘 온라인 만남 사이트에서 각자 자신에 대해 거짓 프로필을 올리는 노년의 남녀. 이윽고 만남을 가진 두 사람은 의외로 자신과 잘 맞는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며 점차 친밀한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황혼의 로맨스로 포장된 거짓은 기나긴 세월 속에 감춰졌던 진실을 조금씩 들춰내기 시작한다. 영국의 작가 니컬러스 설이 쓴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굿 라이어]는 능수능란한 사기꾼이 한 미망인을 타겟으로 삼으면서 서서히 덫을 설치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이내 반전을 알아차릴 만한 여지가 많은 반전 스릴러다. 기교에 치우치지 않고 정공법으로 진실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기에 플롯이 단촐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긴 하다. 의외의 파격성은 캐스팅에서 발견된다. 흔히 이런 ..

영화/ㄱ 2020.04.13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 괴수물 마니아들의 취향저격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2014년 작 [고질라]와 2017년 작 [콩: 스컬 아일랜드]를 잇는 레전더리 픽쳐스의 ‘몬스터버스’ 3번째 작품입니다. 직접적으로는 [고질라 (2014)]의 속편이기도 하지요. 이야기는 전작에서 고질라와 무토의 도심 전투로 인해 아들을 잃게 된 어느 부부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이를 잃은 엄마는 모나크에서 괴수의 음파를 콘트롤하는 장치를 개발하게 되고 한 급진 환경단체에서 이 장치를 강탈하게 되면서 위기가 고조됩니다. 이미 예고편에서 나온 것 처럼 이번 작품에는 킹기도라, 모스라, 로단과 같은 토호사의 주력 괴수들이 총출동 합니다. 아마도 괴수대백과 등을 통해 괴수물을 공부한(?) 세대들이라면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작품이 될 겁니다. ..

영화/ㄱ 2019.06.04

강철비 - 우연과 필연 사이의 영리한 줄타기

[강철비]는 [브이] 때 부터 함께 작업했던 제피가루-양우석 콤비의 웹툰 [스틸레인]을 실사화 한 작품입니다. 웹툰의 시나리오 작가보단 영화 [변호인]의 연출로 더 성공을 거두었던 양우석 감독이 자신이 쓴 웹툰을 실사로 옮긴 특이한 이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연재 당시에도 북한 쿠데타라는 충격적인 소재를 담아서 꽤 화제를 모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남한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정권이 바뀌는 과도기적 시기에 북한에서는 쿠데타 세력이 개성공단 공격을 감행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쿠데타를 막아내기 위해 막후실세들의 암살 임무를 맡은 전직 요원 엄철우는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려 절명상태에 놓인 북한 ‘1호’를 남한으로 이송하게 되지요. 뜻밖의 쿠데타에 비상에 걸린 건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달 후면 ..

영화/ㄱ 2018.01.2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워크맨, 전격 Z작전, 아이 앰 그루트

MCU에 속한 대부분의 작품이 캐릭터의 유기적인 교환과 콜라보레이션으로 끈끈하게 엮여 있는 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입니다. 인피니티 스톤과 타노스 등 세계관을 공유하는 몇몇 설정을 제외하면 상당히 이질적이지요. 따라서 팬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합류하는 것이 확정된 만큼 이번 속편에서 어떤 접점을 찾아 어벤져스 팀에 들어올 것인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벤져스에 연연하지 않고 독립적인 무대에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주인공인 퀼의 고향이 지구이니 잠깐씩 등장은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무대는 광활한 우주 그 자체입니다. 전작처럼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르적 바운더리 내..

영화/ㄱ 2017.05.08

[단평] 국제시장 - 불편하지만 영리한 신파극

이젠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린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기획당시부터 관객몰이를 꽤 하겠다는 예상은 했으나 이토록 순조롭게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최초로 두 편의 천만관객 영화를 만든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윤제균 감독이 가져갈 줄은 몰랐다. 우선 영화를 살펴보면 만듦새 자체는 나쁘지 않다. 헐리우드 영화의 국산화라는 치환법에 매우 충실해 기시감이 곳곳에 느껴지는 민망한 상황 속에서도 관객의 시선을 꾸준히 붙잡는 힘이 있다. [국제시장]은 6.25라는 비극의 현장으로 시작해 삶 자체가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조명한다. 흥남철수와 파독광부, 베트남 파견, 이산가족 찾기 등 한국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던 주인공 덕수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버지요,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영화/ㄱ 2015.05.13

[블루레이] 고질라 (2014) - 원조 고지라에 바치는 헌정작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 구분을 위해 일본 오리지널판은 [고지라]로 헐리우드 리메이크 및 리부트판은 [고질라]로 표기함.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가 뛰어난 이유는 시대를 앞서 간 기술력이나 거대 괴수의 로망을 실현시킨 최초의 영화이기 때문일까? [고지라]가 일본이 원폭 투하를 경험하고 패전한 지 불과 9년만에 나온 영화라는 점에 주목하자. 아직 원폭 트라우마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일본인들은 [고지라]가 나온 그 해에 또 한번의 악몽을 겪게 된다. 바로 '제5 후쿠류마루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954년 미국은 마셜제도에 위치한 비키니 섬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했다. 이 실험의 영향으로 비키니 섬으로부터 북동쪽 100마일 거리에 있던 일본 ..

영화/ㄱ 2014.10.0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복고풍 스페이스 오페라의 귀환

1969년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2의 피날레를 장식함과 동시에 세계관을 확장하는 기로에 놓인 작품입니다. 비록 [토르]의 세계관이 아스가르드를 보여주긴 하지만 주된 배경이 지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벤져스] 기반의 마블 작품들은 지구에서 벌어지는 한정적인 세계를 다루었다해도 무방하지요. 제목처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은하계를 수호하는 슈퍼히어로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해도 그리 거창한 건 아니에요. 주인공인 스타로드를 비롯해 자객 가모라, 바운티 헌터인 로켓과 그루트,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드랙스 등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형성하는 개개인은 일반적인 마블 히어로의 영웅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나같이 슬픈 과거와 사연을 지닌 인물..

영화/ㄱ 2014.08.04

고질라 (2014) - 원폭 트라우마로의 회귀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롤랜드 에머리히의 1998년 [고질라]를 보신 분들이라면 일본의 레전드급 괴수영화가 헐리우드에서 어떻게 낭비되는가를 뼈져리게 느꼈을 겁니다. 거대 괴수의 도심파괴에만 초점을 맞춘 그 작품은 원작인 [고지라]라 왜 클래식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영화였지요. 물론 엄밀히 말해 괴수물의 시초는 헐리우드입니다. 1933년 [킹콩]의 내러티브는 향후 거대 크리쳐물의 이정표가 되었지요.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가 먹혔던건 이러한 헐리우드식 괴수물의 원전에 대한 이해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질라]는 좀 다르지요. 우선 1954년 혼다 이시로 감독의 [고지라]는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을 영화였습니다. 단순한 오락적 재미만이 아니라 일본인..

영화/ㄱ 2014.05.20

그래비티 - 우주를 경험하는 90분간의 황홀경

[그래비티]는 우주에서 보이는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 위에서 우주 비행사 맥 코왈스키가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우주 비행사 라이언 스톤 박사가 허블 망웡경을 수리하면서 휴스턴의 미션 콘트롤 센터와 통신을 주고 받습니다. 위험천만해 보이는 일이지만 이들에게 있어 고요한 우주에서의 일상은 그저 평온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내 영화는 무중력 상태의 우주에서 위기를 맞이하는 생존 스릴러로 돌변합니다. 사실 최근에 우리는 꽤 많은 조난극을 접해왔습니다. 대니 보일의 [127시간]이나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 M. 나이트 샤말란의 [애프터 어스], 그리고 2013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올 이즈 로스트]까지 고립된 인간의 생존투쟁을 그린 작품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는것..

영화/ㄱ 2013.10.2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