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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076

남성적 로망을 자극하는 스마트폰, 블랙베리 토치 9800 개봉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계열의 스마트폰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치 인 모션(RIM)의 블랙베리라는 기종은 다소 마이너한 느낌을 줍니다. 사실 이 폰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것도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점 때문이었는데요, 덕분에 지금도 '블랙베리'라는 브랜드보다는 '오바마폰'이라는 펫네임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엄밀히 말해 블랙베리폰은 애플 특유의 감수성이 녹아있는 아이폰이나 다양한 스펙과 버전업으로 점유율을 높혀가고 있는 안드로이드 계열과는 달리 클래식한 이미지의 스마트폰입니다. 블랙베리의 특징인 쿼티자판과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은 일명 '바(Bar) 형' 휴대폰으로 각인되었던 피쳐폰 시대의 감성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요. 그렇기에 모름지기 남성적인 비지니스맨의 스마트폰..

트랜스포머 3 - 총체적 난관, 소년들의 판타지는 깨졌다

[트랜스포머] 1편이 공개되었을때만해도 이 시리즈는 참으로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다. 소년시절 꿈꿔왔던 로망이 현실로 와닿는 순간, 관객들은 CG 테크놀러지의 비약적 발전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거 다 필요없고 오직 로봇의 액션만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넘어선 1편의 스토리 구조는 제법 기대를 뛰어넘는 구성력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트랜스포머]는 [더 록]에 이은 마이클 베이식 액션오락물의 신기원이었다. 그렇기에 팬들이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 건 기대는 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가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며 비틀거린 프로젝트는 '1편을 능가할 것'이라는 마이클 베이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큰 실망감을 남겼다. 더 크고, 더 화려해진 비주얼의 현란함 속에..

[블루레이] 영웅 - 미학적 완성도가 뛰어난 무협 블록버스터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오랜 세월동안 홍콩의 무협액션영화는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받아온 장르다. 때로는 경이감으로, 때로는 유치함과 과장의 조롱거리로 회자되어 온 이들 홍콩 무협영화들은 개별적인 완성도야 어찌되었든 간에 중화권 영화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콩 무협영화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호금전과 장철의 영화들이 남긴 클리셰들은 훗날 홍콩느와르와 SFX 판타지로 탈바꿈되는 트렌드 장르의 변천 속에서도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무협영화가 지닌 진한 동양적 색체의 철학과 표현양식은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일대의 국지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홍콩영화계는 홍콩 반환시점을 맞이해 우수한 배우와 스탭들의 헐리우드..

영화/ㅇ 2011.06.27

그린 랜턴 - 리부트가 절실한 슈퍼히어로물

2011년 마블 진영에서 [토르]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선보이며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는 가운데, DC진영에서는 대항마로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캐릭터이지만 북미지역에서 그린 랜턴의 인기는 거의 배트맨이나 슈퍼맨에 필적할만하다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린 랜턴]의 성공여부에 따라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프렌차이즈가 될 가능성도 내다볼 수 있다는 얘기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관객들은 적지 않은 수의 히어로물을 접했다. 그 중에서는 [다크 나이트]같은 걸작도 있었고, [데어 데블]이나 [고스트 라이더]같은 졸작들도 있었다.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성공적인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해서는 정체성의 고뇌와 기원에 대한 진지한..

영화/ㄱ 2011.06.22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도식적인 전개와 결말, 그러나 만족스런 법정물

주인공 미키 할러는 운전사가 딸린 링컨차를 타고 다니는 형사사건 변호사다. 승부욕이 강하며, 일에 대한 애착도 높은 편인 그는 성폭행 및 살인미수혐의로 체포된 부호집 아들 루이스의 변호를 맡게 된다. 절대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의 주장이 어딘지 설득력도 있어보이고, 대박 건수를 잡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런데 사건을 조사하면 할 수록 미심쩍인 부분들이 발견된다. 돈을 밝히긴 해도 뼛속까지 속물은 아닌 그에게 있어 이 일은 변호사로서의 양심을 통채로 흔들만한 사건이 되어 버리고 만다. 마이클 코넬리의 원작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는 그리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가 아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빛과 어둠, 미국 사법체계에 대한 비판의식, 악당을 심판하는 반전의 쾌감이 적당하게 뒤섞인 법정..

영화/ㄹ 2011.06.20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 전통 건축문화의 미학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 - 김도경 지음/현암사 너무 흔하다보면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편의성의 추구와 새로운 것에 대한 갈구, 변화의 물결속에 모든 흐름을 맡기다보면 어느덧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나중에 이르러서야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 과거에는 구시대의 잔재로 여겨졌던 북촌의 한옥들이 최근에는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재평가받는 모습에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과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한 감회가 교차한다. [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은 사라져 가는 우리 전통 가옥과 건축문화에 대한 예찬임과 동시에 일반인의 인식을 바꿔놓을 만한 안내서다. 전통 한옥의 구조와 과학적인 설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장인정신을..

슈퍼 에이트 - 80년대 스필버그 영화들에 바치는 헌사

[슈퍼 에이트]는 영화 공개 이전부터 철저한 신비주의 마케팅 노선을 밟아온 작품입니다. 그도 그럴듯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인물이 J.J. 에이브람스, 일명 쌍제이로 통하는 '떡밥의 제왕'이기 때문이지요. 기차가 탈선하고 차량 한칸에서 무엇인가가 튀어나오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티저 예고편을 보며 과연 이게 뭔 영화일까 예상한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요. 하지만 막상 영화는 감독인 J.J.보다는 제작자인 스필버그의 감성이 더 많이 묻어나옵니다. 영화의 시작부터 앰블린 엔터테인먼트의 로고가 새겨지는 순간, 관객들은 1980년대를 수놓았던 스필버그식 아날로그의 향수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됩니다. 실제로 [슈퍼 에이트]의 시대적 배경역시 1980년대입니다. 세트와 분장, 심지어 배우들의 분위기까지도 그 시절의 느낌을..

영화/ㅅ 2011.06.17

내 남자의 혈액형 - 상큼한 웃음과 엇나간 인연의 안타까움

혈액형에 관한 이야기는 남녀간의 서먹한 첫 만남을 해소시켜주는 단골 소재다(....라고 생각한다. -_-). 과학적 신빙성이야 어찌되었든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제 멋대로에 다혈질이며, O형은 사교적이지만 고집이 세고, AB형은 괴짜라는 사회적 편견 하에 대부분은 이에 수긍하는 듯 하다. 실상 혈액형 이론의 원류를 쫓아가다 보면 그 근간이 그리 썩 좋은 지점에 위치해 있지는 않다. 혈액형 이론은 우생학적 분류 기준을 통해 인종차별의 극단적 악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어서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규정짓는다는 발생 자체가 사실 그러한 차별적 요소를 상당수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많은 사람들은 진지하게든 혹은 재미로든 혈액형 인간학에 대한 이론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

드라마, 공연 2011.06.16

괴작열전(怪作列傳) : 조수괴초 - 성룡 한국상륙 10주년 기념작의 진실

괴작열전(怪作列傳) No.114 아시아의 액션배우로서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인물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이소룡입니다. 불과 5편밖에 되지 않는 영화를 가지고도 전 세계를 열광시킨 그는 온갖 허세와 과장법이 판을 치던 홍콩 무협영화의 식상한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강인함을 스크린에서 보여준 액션의 카리스마 그 자체였습니다. 이소룡 사후의 홍콩 무술영화는 급속히 쇠락하게 되었고, 이를 메워줄 배우를 찾는다는건 그리 쉬운일이 아니었지요. 그러다가 사람들은 뜻밖의 인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성룡이었죠. 사실 성룡은 주로 단역과 스턴트맨으로 활동하던 배우였는데요, 이소룡이 사망한 1973년에 [광동소노호]라는 작품을 통해 주연에 도전합니다만 워낙 개봉관을 적게 잡은데다 영화 자체도 큰 관심을 ..

[블루레이] 은하철도 999 극장판 박스셋 - 안녕, 내 청춘의 환영이여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 본 리뷰는 다분히 작품을 관람한 시청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으므로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들은 가급적 리뷰의 감상을 뒤로 미루시길 바랍니다. 어릴 적, 일요일 아침마다 소년들의 단잠을 깨우는 기적소리가 울렸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에 햇빛이 쏟아지고, 행복찾는 나그네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바로 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는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어린이들의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당시 로봇만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있어 [은하철도 999]는 가히 컬쳐쇼크라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파격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기계문명에 대한 우회적이면서도 때로는 직설적인 비판의식에 더해 삶과 죽음, 유한한 생명과 영속성, 선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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