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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94

토르: 천둥의 신 - SF 판타지 요소를 갖춘 셰익스피어 희곡

마블 히어로 영화의 또다른 작품인 [토르: 천둥의 신]의 원작은 국내의 일반 영화팬들은 물론 몇몇 이름이 알려진 전문 리뷰어 내지는 평론가들에게 조차 다소 생소할 겁니다. 마블 코믹스 뿐만이 아니라 DC 코믹스를 포함해 대다수 슈퍼히어로의 기원은 보통 사람 내지는 좀 멀리 나가봐야 외계인 정도입니다만 '토르'라는 친구는 좀 독특하죠. 명색이 '천둥의 신'이니까 말입니다. 토르에 대해 몇 가지만 언급하면, 우선 이 친구는 파워에 의존하는 캐릭터로서 주무기인 묠니르가 없으면 평범한 인간이 되어 버리는 약점이 있습니다. 신이지만 워낙 초인적인 녀석들이 득실대는 마블의 세계관에서 보면 오히려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캐릭터랄까요. 북유럽 신화를 토대로 창조된 '마이티 토르'의 영화화는 이미 [아이언맨 2]의 쿠키씬..

영화/ㅌ 2011.04.29

속편열전(續篇列傳) : 분노의 질주 2 - 속도감만 살아남은 속편

속편열전(續篇列傳) No.18 10년전 [분노의 질주]가 개봉되었을 때 이 작품이 시리즈 5편까지 제작될 만한 장수 프렌차이즈가 될거라고 과연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사실 1편만 보더라도 내용상 속편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폭풍속으로]의 내러티브에 스트리트 레이싱이라는 요소를 집어넣은 [분노의 질주]는 (당시만 하더라도 대형스타는 아니었던) 빈 디젤과 폴 워커를 투톱으로 내세운 평범한 범죄액션물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요. 1편의 원제인 'The Fast and the Furious'는 1955년 로저 코먼 사단이 제작한 동명의 영화에서 라이센스를 따온 것인데, 오직 제목만 빌려온 것일 뿐, 내용은 바이브 메거진에 실린 뉴욕 스트리트 레이싱에 관한 켄 리의 기사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자동차를..

원샷 토크: [도니 브레스코], 배신보다 강한 우정

조직의 '부름'을 받은 늙은 갱스터 래프니(알 파치노 분)는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으며 아내에게 조용히 당부한다. "도니에게 전화가 오거든 이렇게 전해 줘. 그...누구라도 상관없다고 말야. 난 그냥 좋다고..." 관객들은 안다. 알 파치노가 곧 죽음을 맞이하러 간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의 마지막 이 말 한마디에는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을 말이다. 마피아 조직원과 위장잡입 수사를 위해 침투한 FBI요원의 우정을 그린 [도니 브래스코]는 서로의 입장과 무관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맺어지는 끈끈한 우정이 얼마나 질긴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이렇듯 자신을 이용하고 결국에는 배신한 사람마저 용서하는 것이 사람다운 도리이자 신의일진데, 겉으로는 세상의 끝까지 함께할 것처럼 하다가 조금이라도 이득이 없을 것 같으..

원샷 토크 2011.04.24

[블루레이] 트론: 새로운 시작 - 미학적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주다

글 : 페니웨이 (http://pennyway.net) 1982년 헐리우드 극장가에 SF영화를 들고 나온 제작자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흥행의 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내놓은 [E.T]의 전 세계적인 히트로 인해 그 밖의 작품들은 명함도 못내밀 상황을 맞이했던 것이다. 그 중에는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날 개봉된 존 카펜터의 [괴물], 그리고 디즈니 최대의 야심작 [트론]이 포함되어 있었다. [블레이드 러너]나 [괴물]이 컬트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아 훗날 걸작으로 재평가받는 성과를 거둔 반면 [트론]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의아한 점은 [트론]이 흥행에 대실패한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트론]에 투입된 제작비는 1..

영화/ㅌ 2011.04.21

클로즈드 노트 - 잔잔한 감동 추구하는 구식 멜로물

한때 사와지리 에리카는 일본의 촉망받는 기대주였습니다. 저 역시도 [박치기]를 통해 내심 설레이는 기분으로 그녀의 단아한 모습을 감상했더랬지요. 그러나 여배우로서 이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할 무렵에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고 맙니다. 일명 '사와지리 베쯔니'라 불리는 사건이었지요.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난 시점이 바로 [클로즈드 노트]의 무대인사 때였습니다. 사건의 본질이 어떠했든간에 [클로즈드 노트]는 사와지리 에리카의 은퇴작이 되고 맙니다. 그때로부터 6년이 흐른 지금, 또 한차례 구설에 올랐던 결혼서약서 같은 가쉽을 제외하면 그녀는 영화계에서 사실상 퇴출된 상태입니다. 어쨌건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클로즈드 노트]는 5년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차례 관객에게 선을 보인 바 있습니다. 사실 영..

영화/ㅋ 2011.04.19

수상한 고객들 - 사회적 약자들의 설움담은 블랙코미디

[수상한 고객들]은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입니다. 포스터만 봐도 '웃음 보장성 코미디'라는 거창한 문구와 함께 한 유머할 것 같은 배우들이 속속 눈에 들어오지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당거래]같은 비교적 진지한 영화에서도 촌철살인의 유머를 선사해준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성동일이나 박철민 같은 배우들이 떡 버티고 있으니 관객들은 이 작품의 장르적 성격에 대해 별다른 의심없이 극장을 찾을겁니다. 그런데요, 이 영화.. 코미디이긴 코미디인데, 그냥 작정하고 웃기려는 코미디는 아닙니다. 감독은 휴먼코미디를 지향한 듯 한데, 영화를 보고나면 블랙코미디에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알아보겠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어느날 밤에 벌어진 교통사고를 보여줍니다. (영화 초반부터 꽤 강도높은 사고장면이 관..

영화/ㅅ 2011.04.15

괴작열전(怪作列傳) : 바다에 출몰한 피조물 - 로저 코먼의 영화철학을 반영한 초기작

괴작열전(怪作列傳) No.111 영화의 흥행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홍보전략입니다. 어떤 포스터 디자인을 내놓느냐 혹은 어떤 예고편을 내놓느냐에 따라 깊이있는 영화정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다수 관객들을 상대로 하는 영화장사는 꽤 큰 효과를 볼 수 있지요. 저예산 영화계의 대부인 로저 코먼이 절대로 '손해보지 않는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러한 영화계의 기본적인 속성을 누구보다 잘 꿰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 일단 포스터에 아주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딱 포스터만 봐서는 메이저 영화인지 B급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죠. 그의 주특기 전략 중 하나는 메이저급 영화의 짝퉁(오늘날 어사일럼의 목버스터 전략과 비슷한) 영화를 초단기간에 뽑아내는 방법이었습니다. ..

써커 펀치 - 화려한 비주얼이 오히려 독이 되다

비주얼적인 감각만을 놓고 볼때 잭 스나이더에 견줄 만한 감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는 [300]이나 [왓치맨]을 통해 지면에 펼쳐진 그래픽 노블의 세계를 생동감 넘치는 스크린으로 옮겨놓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조금 실망스런 작품이긴 했지만 [가디언의 전설] 또한 기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크게 흠잡을 것이 없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스토리텔링. 항상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면 그건 영화의 외적구성보다는 내용일 것이다. 잭 스나이더의 신작 [써커 펀치]는 모르긴해도 그가 사력을 다해 만든 야심작이라는데 일단 동의한다. 이 영화는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뭔가 굉장히 공을 들인 듯 한 '느낌'이 있는 영화다. 그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앞서 언급한 작품..

영화/ㅅ 2011.04.15

고백 - 미성년자에 대한 복수는 정당한가?

이 작품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이유는 한가지다. 성인을 능가하는 청소년들의 잔인성에 대해 너무나도 사실적이면서 불편한 진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시각적 잔혹함의 문제는 아니다. [고백]은 모든 면에서 사회적 통념을 뒤집는, 그럼에도 그 이면에 놓인 현실과 사회적 현상에 대해 쉽사리 반박하기 힘든 마력을 가진 작품이다. 소설가 미나토 카나에의 처녀작을 영화화한 [고백]은 원작이 주는 충격만큼이나 오랜시간 멍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으로서 소설을 영상으로 컨버전한 경우로는 보기 드물게 아주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영화는 한 중학교 여교사가 자신의 퇴직 사실을 담담한 어조로 아이들에게 알리면서 시작된다...

영화/ㄱ 2011.04.04

원샷 토크: [밀양], 거짓말이야

기독교인들의 종교적 위선에 염증을 느낀 전도연이 목사가 설교하는 장소에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크게 틀어놓는다. 영화 [밀양]에서 최고의 명장면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이 시퀀스는 세상의 온갖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모든 거짓말쟁이들에게 통쾌한 일침을 놓는다. 4월 1일. 매년 돌아오는 만우절이다.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대중들에게는 그저 이 날 하루만큼은 거짓말을 해도 괜찮은 날로 여겨지고 있다. 뭐 좋다. 그간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단 하루의 거짓말로 스트레스를 푼다는데야.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접하며 살고 있다. 아니라고 발뺌하다가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못이기는척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으면 모 가수의 학력문제는 주객이 전도되어 오히려 ..

원샷 토크 201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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